홍원식, "쌍방대리로 매도인 권리 보호 못 받아... 항소할 계획"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이 경영혁신작업 매진할 것"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간의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소송에서 한앤코가 승소했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한앤코가 제기한 남양유업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에서 한앤코 승소의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홍원식 회장 측은 "피고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면서 "원고(한앤코) 측은 쌍방 대리를 사전에 동의받았다 주장했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 억지 주장을 펼쳤으며, 상호간 사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홍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LKB는 "(피고의 주장을) 재판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가운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에 따라 홍 회장이 한앤코를 상대로 제기한 310억원에 달하는 위약벌 청구 소송(계약 해지에 대한 책임이 한앤코에 있으므로 위약금을 지불하라는 내용)에서도 불리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법원은 지난해부터 한앤코가 남양유업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2021년 8월 가처분 인용),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2021년 9월 가처분 인용), 남양유업-대유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올해 1월 가처분 인용)에서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홍 회장은 주식양도 과정에서 홍 회장 일가에 대한 예우와 백미당 분사 등의 조건이 별도 합의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김앤장이 쌍방대리를 통해 홍 회장 측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면서 계약무효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1심 판결 결과가 항소에서도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어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한앤코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3심을 거치는 동안 남양유업의 경영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22일 <녹색경제신문>에 "남양유업은 경영권 관련 법적 분쟁과 관계없이 전 임직원이 힘을 합쳐 경영 혁신 작업에 매진함으로써,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앤코는 "이날 법원 판결은 당사자들 간에 합의해 발표한 정당한 주식매매계약이 어느 일방의 거짓과 모함에 기해 파기될 수는 없으며, 계약의 기본 원칙과 시장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바,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