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금융 10조 조기 달성…45조 대폭 증액
금투업계 RE100 가입 최초…2025년 100% 전환
“위기 속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길 찾겠다”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증권의 모범적인 ESG 경영이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한 국내 환경단체가 선정한 탈석탄 모범기관으로 선정됐다. 다른 기관과 비교해 명확한 투자기준을 세운 이유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3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이를 사규에 반영하는 등 보수적인 원칙준수를 고수하고 있다. 전년 말 기준 석탄투자 익스포저는 0%다.
ESG 투자 등 지속가능금융에서 또한 독보적인 실적을 자랑한다. 작년 한 해 실적은 약 15조원으로 ‘2025년 10조원 목표’를 4년 앞당겨 조기달성했다. 이후 목표액을 45조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또 금투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는 등 선도적인 녹색행보를 보인다. 이 모든 ESG 활동의 지향점은 건강한 사회, 환경발전이 뒷받침된 고객 ‘부의 증진’이다.
국내 탈석탄 모범기관 선정….가장 보수적인 접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환경단체가 선정한 탈석탄 모범금융기관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국내 100대 기관 중 모범기관은 단 3곳(삼성금융그룹, SC제일은행, 미래에셋증권)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기후솔루션 측은 다른 곳과 달리 석탄 및 석유, 가스기업에 대한 투자기준을 뚜렷이 세운 점이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석탄화력발전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 및 금융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자체적인 기후리스크 심사 프로세스인 ESP 원칙을 모든 투자, 인수주선 및 자문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탈석탄 금융에 해당하는 발전 부문 투자 시, 거래상대방의 석탄화력발전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경우 ESP 배제·유의영역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석탄 익스포저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내 0%다. 그만큼 기준이 빈틈없음을 방증한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기후솔루션 측은 “다른 금융기관들과 비교해 한 걸음 나아간 정책을 세웠지만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하게 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다른 곳과 비교해 상당히 보수적인 기준으로 탈석탄 심사를 유지하고 있다. 석탄 매출비중이 30%를 넘는 기업투자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시장에는 석탄매출이 전체 중 0.1%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한다. 무 자르듯 이들 모두를 배제하긴 사실상 어렵다. 다만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준용코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강원도 삼척에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주관 및 인수를 맡으며 그린워싱이란 비판받기도 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탈석탄을 선언하기 전인 2019년 경에 체결한 계약으로 일방적으로 이를 끊기엔 법적문제를 비롯한 고객신뢰 문제가 존재했다”며 “다른 공동 주관사들과 수차례 논의하는 등 고민이 컸다. 다만 앞선 문제들 때문에 탈석탄 선언이 사규에 반영된 이후 건에 대한 스크리닝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금융, 1년 만에 조기 달성…45조원으로 대폭 증액
미래에셋증권은 ESG 투자, 인수자문 및 주선 등 지속가능금융에서 독보적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2025년 10조원 목표’를 세웠으나 당해 말 이를 50% 넘게 초과한 15조1928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이후 지속가능금융 목표를 2025년 기준 45조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지난해 거둔 지속가능금융 실적은 세부적으로 기업 및 기관투자자 대상 ESG 인수·자문주선 8조원, 직접 투자 및 운용자산 3.82조원, 개인고객 대상 ESG 금융상품 판매 3.38조원 순이다. 이 중 녹색금융이 8조9392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이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 ESG 투자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육류소비에 대한 대안으로 2020년부터 미 대체육 제조사 ‘임파서블푸드’ 투자를 통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또 미국 애틀란타 스테이트팜, 오스트리아 빈 오피스 프로바이더 등 전 세계 친환경 빌딩 지분투자, 중국 전기자전거 제조기업 등 약 4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ESG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ESG 투자자산을 비롯해 전체 투자자산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양(Scope3)을 산정하고 이를 2050년까지 제로화(‘0’)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PCAF(탄소회계금융협회) 방법론에 따라 산정한 이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약 20만 톤이다. 내년까지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국제 기준에 따라 감축계획을 검증완료할 예정이다.
금투업계 첫 RE100 가입…2025년 100% 전환 자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재생에너지로 사업장 에너지(Scope 1, 2)를 100% 확충하는 RE100 이니셔티브에 금투업계 최초로 가입했다. 2025년까지 사업장 전력 사용량 100%를 모두 친환경 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2023년까지 전체 중 25%, 2024년 50%, 2025년 100%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이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하는 만큼 사내 친환경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임직원 환경의식 제고를 위해 작년 환경슬로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임직원 실천 5가지 약속을 게시해 환경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또 본사 빌딩전구를 LED로 교체하거나, 업무용 전기차 도입 등을 통한 그린 오피스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제조업과 달리 금융기관인 만큼 RE100을 달성할 여력이 충분하다. 더 큰 가입목표는 단순 재생에너지 100% 충당 의의를 넘어 투자라는 업에 근간하여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고, 관련 노하우를 기업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러한 ESG 정책의 지향점은 건강한 사회, 환경 발전을 기반으로 한 ‘고객의 부의 증진’에 맞닿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맡은 고객자산은 올 1분기 기준 414.2조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올 초 발표한 ‘2022 통합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님, 주주님, 그리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인류가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해법을 투자를 통해 모색하겠다”며 “ESG 기반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여 여러분의 부의 증진과 건강한 사회·환경 발전을 위해 투자전문회사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