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금액 6억4750만 달러, 지분 7.5%p 줄어
소프트뱅크,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위한 자금 확보 가능성 해석
최근 적자행보를 이어온 소프트뱅크그룹이 쿠팡 지분 3500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요시 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쿠팡 지분을 추가 매각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쿠팡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 Investmensts)가 보유중인 쿠팡 주식 3500만주를 추가 매각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취재 결과 소프트뱅크가 지난 5일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 보유 클래스A 보통주 3500만주를 주당 18.5달러에 간접 매각했다고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쿠팡 지분은 4억2615만6413주로 7.5%p 줄었다.
총 매각 금액은 6억4750만 달러(8543억7600만원)이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전체 지분 가치는 현재 쿠팡주가(8일 기준)을 고려하면 77억2195만4200달러(10조1891억원)이다.
금융가에서는 손 회장이 최근 비전펀드 재무구조 개선을 밝힌 가운데 쿠팡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분기 연속적인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표면상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알리바바 주식 매도로 이익이 계상돼 착시효과가 발생했다. 실제 3분기 비전펀드는 회계상 4조3535억엔 손실을 기록했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주가가 연초부터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소프트뱅크 전체 실적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가 쿠팡 지분을 매도할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미 소프트뱅크는 앞서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에도 쿠팡 지분을 매각해 3조6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쿠팡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비전펀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1월과 7월 우버주식을 각각 3800만주, 4500만주를 매도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현금화한 자금을 활용해 지난 2분기에만 스타트업에 150억 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자산 가치가 향후 하락한다면 앞으로 쿠팡 지분을 또다시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3분기 이후 업계는 일제히 기관투자 확대를 예상했지만 향후 추이는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