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빚어진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점포를 축소하고 모바일 앱을 개편하는 등의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보안성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체 클라우드 구축에 힘쓰고 있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은행업계는 자체 클라우드 구축을 통해 디지털 전환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전산장애를 최소화하고 마이데이터 등의 신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내부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많은 은행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핵심 사업과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핵심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거나 이를 고도화해 전산장애를 최소화하고 정보보안도 강화하며 추가서버 신설 등의 비용도 감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클라우드 개선안 규제 완화 흐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에 발의하고 11월에 의결한 ‘클라우드 및 망분리 규제 개선안’의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금융업계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시 금융당국에게 사전보고를 해야 했지만, 내년 1월부터는 사후보고로 전환된다. 또한 클라우드 이용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이용절차를 차등화하도록 변경된다.

또한 연구·개발 분야의 망분리 규제도 완화된다. 이용자의 고유식별정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연구·개발 분야에 한해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세부절차, 유권해석반을 통해 회신된 금융업계의 질의사항을 반영해 개정됐다”며,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금융업계를 상대로 서면·현장 점검 및 컨설팅 또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할 서버 및 클라우드 구축이 미흡하다는 내부의 지적이 있었다”며, “자체 클라우드 구축 및 고도화 작업을 통해 외부에서 별도의 전산설비 구축을 하지 않게 됐으며, 임계치가 정해진 물리적 서버와 달리 유동적으로 임계치를 정하고 옮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내부 안정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이를 활용한 신규 플랫폼을 출시하거나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