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대 증권사 중 최고…"위험 대응여력 높아”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1, 2분기와 달리 3분기 채무보증 잔액을 늘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연초 지주사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등 유동성, 자본건전성 측면에서 위험 대응여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무보증이 늘면서 3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우발부채 잔액은 전분기 대비 679억원(5.2%) 증가한 1조3577억원이다. 금리인상 등에 우발부채 규모(1472억원)를 셀다운(단기 보유 후 매각)한 지난 1, 2분기와 달라진 모습이다.
이 여파로 하이증권의 3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95.4%로 지난 분기 대비 3.7%p 증가했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26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희망퇴직 등에 나선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비중은 각각 93%, 53.7%로 이보다 낮다.
하이투자증권이 이번 분기에 우발부채를 늘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측된다. 높은 유동성과 그룹사 지원능력이다.
하이증권은 지난 1, 2분기 동안 우발부채 규모를 줄이는 한편 유동성 확충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3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유동성갭은 3분기 1조6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075억원) 증가했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나타낸 유동성비율은 120.3%로 전년 대비 3.4%p 증가했으며, 우발부채 위험을 적용한 조정 유동성비율은 103.1%로 같은 기간 100%를 웃돌았다.
지주사 DGB금융그룹의 대외신인도(신용등급 ‘AAA’)를 활용해 장단기 자금시장에서 원활한 자금조달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지주사 매입 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11월에는 지주사 보증으로 발행한 회사채가 모집금액의 3배가 넘는 주문을 받으며 완판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 한국신용평가는 비록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부담이 크나 이달 1일 본 평가에서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직전 등급과 같은 장기 ‘A+(긍정적)’, 단기 ‘A1’으로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자본 확충과 우발부채 규모 관리 등을 바탕으로 자본적정성을 양호하게 관리하고 있다. 회사의 신용등급에는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에 따른 ‘1 notch uplift(1등급 상향 적용)’가 반영되어 있다”며 “자본규모 증가를 바탕으로 부동산 PF 관련 IB 영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IB부문 시장지위도 상승 추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우발부채에 대한 리스크는 잔존한다. 한신평은 “여전히 피어(동종그룹) 평균 대비 우발부채 부담이 큰 편”이라며 “우발부채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PF 그리고 사업초기 브릿지론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동산 경기 하강이 심화될 시 건전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발부채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시장에서 그룹사 지원능력을 충분히 입증하면서 관련 우려를 해소했다”며 “이러한 자신감으로 PF 비중을 무리하지 않는 선까지 늘리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로 되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