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7년만에 규정바꿔...내년4월부터 적용예정
인터넷뱅크 중심으로 상품경쟁 치열해질듯
카카오뱅크가 ‘30일적금’을 출시한다.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가입한지 얼마 안 된 예금을 해지하고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금리노마드족’과 소액과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MZ세대'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카카오뱅크는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정기적금 만기일 변경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30일적금에 대한 상표출원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운영하는 특허 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0일적금을 비롯해 써티적금 등을 상표로 출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년 4월에 시행할 한국은행 초단기 적금 가능에 대비해 상표 선점 차원에서 상품명을 출원한 것이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서비스 준비가 돼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 대표상품인 26주적금과 유사한 네이밍으로 '30일적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금융기관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정기적금 최소 만기일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은행 적금 만기가 바뀌는 것은 95년 이후 27년 만이다.
그간 은행 입장에서도 만기를 단축할 요인이 크지 않았으나 올 들어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상기에는 만기를 짧게 가져가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도도 깔려있다.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화 등 금융 거래 환경의 변화와 단기 예·적금에 대한 은행과 소비자의 요구 증대 등을 고려했다”며 “다만 은행의 회계, 전산화 작업을 비롯해 한은의 통계 편제 변경 등에 시간이 필요해 개정안 시행일을 내년 4월1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그간 장기 납입보다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MZ세대의 니즈에 맞춘 초단기 적금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커머스 업체,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했으며 단기 적금 특성상 앱을 자주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월활성사용자수(MAU)를 끌어올리는데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카카오뱅크의 히트 상품인 ‘26주적금’은 2018년 6월 출시 이후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 신규 계좌 개설 수가 1421만좌를 넘어섰다. 26주적금은 최초 가입금액만큼 26주동안 매주 자동으로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적금으로, 가입 금액은 1천원, 2천원, 3천원, 5천원, 1만원 중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며 기본금리 연 3.50%에 우대금리 최대 연 3.50%p를 더해 최고 연 7.0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 편의점과 첫 협업을 통해 '26주적금 with 우리동네GS'를 출시하기도 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6월 ‘키워봐요 적금’을 출시했다. 6개월 만기인 자유적립식 정기적금으로 가입금액과 주 납입 이체 한도는 최소 1천원 이상 최대 20만원까지다. 납입한도는 월 최대 100만원까지며,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추가 적금할 수 있어서 가입기간 동안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10~20대 사이에서는 6개월의 만기도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1개월 초단기 적금 상품의 경우 청소년 고객들의 주거래 은행 선택에 대한 유인작용을 비롯해 고객 흡수를 위해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