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 비중 NPL 넘어..."본업에 충실할 예정"
대신증권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F&I)가 본업인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은행권 대출상환 유예조치에 따라 부실채권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비은행부문 수익에 목마른 우리, 하나금융그룹 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2018년 말 기준 대신에프앤아이 전체 자산 중 부실채권투자 자산은 44.3%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다음인 2위다. 그러나 2019년부터 NPL 자산 비중은 27%, 2020년 25.7%, 2021년 20.7%로 매년 감소하더니 올 3분기 기준 20.6%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17년 26%에 달하던 NPL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말 10.2%로 반토막 났다. 3분기 기준 점유율은 13.9%로 올초 설립된 우리금융F&I보다 낮은 4위다.
반면 본업이 아닌 부동산개발 및 투자자산은 2019년 전체 중 37.6%로 NPL 자산 비중(27%)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이후 올 3분기까지 부동산 비중이 가장 큰 자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에 집중하느라 부실채권 투자가 감소한 게 아니다. 대출상환유예 조치에 매각물량이 줄어드는 등 NPL 시장이 위축된 것에 따른 결과”라며 “입찰물량이 줄어드는 데 경쟁은 늘어나면서 NPL 사업 수익성 전반이 악화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은행이 매각하는 부실채권 규모는 2018년 4.2조원, 2019년 4.1조원, 2020년 3.8조원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원금 상환 유예조치로 지난해 NPL 매각금액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조원대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무리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대신 비중을 키운 부동산 사업은 큰 성과를 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작년 총사업비 1.4조원 규모의 ‘나인원한남’ 개발사업에서 5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2020년 영업적자 6억원을 기록한 모습과 달리 지난해 영업이익 6048억원을 시현했다.
다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냉각되면서 이전과 같은 개발사업 투자확대가 만만치 않게 됐다. NPL 시장지위 회복이 필요해진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위지원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1실장은 16일 “연합자산관리와 함께 부실채권 투자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실채권 투자부문이 사업구조상 주력부문으로 장기간 기능했으나 최근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며 “부실채권 투자부문에서의 시장지위 회복 여부, 사업 및 재무구조 변화 여부는 중점 모니터링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상환 유예 종류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NPL 사업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부실채권 사업 비중이 줄어든 건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본업을 소홀히 했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