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로봇과 AI 등에 3년간 240조원 투자...로봇 사업 본격화
- 정의선,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현대차, 배송 로봇 실증
- 구광모,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등 활발한 사업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미 선점에 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용 회장이 로봇 사업에 투자에 나선 이후 삼성전자는 로봇 중소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2대 주주로 참여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로봇 사업 확장은 이미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로봇 시장 선도에 나설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어 신의의 경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협동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시설자금 289억원과 운영자금 300억원을 합친 총 589억8천208만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주당 발행가액은 3만4천원이다. 삼성전자는 유상증자 절차가 완료되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신주 194만200주(지분율 약 10.3%)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나선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재용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1년 8월 로봇과 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지난해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 첫 행보는 로봇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 지난 2011년 설립한 회사다. 2족보행 로봇 부문에서 혼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로템과 군용 다족보행로봇 개발 사업에 대해 협업 계약을 맺고 방산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유로보틱스 투자로 로봇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양한 로봇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돌봄 로봇 '삼성봇케어'부터 지능형 로봇 '볼리', 상호작용 로봇 '삼성봇아이', 가사보조 로봇 '삼성봇핸디' 등 시제품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다. 보행보조 로봇 '젬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가정용과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힙'은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일반 운동용으로 퍼스널트레이닝(PT)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 또한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어 이재용 회장과 본격 미래 먹거리 경쟁이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에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4족 보행 스팟과 함께 2족 보행 휴먼 로봇 ‘아틀라스’ 등을 선보이며 상용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배달서비스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경기도 수원의 주상복합 단지 ‘광교 앨리웨이’ 등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실외 배송을 실증 운영했다.
구광모 대표는 로봇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어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20년에는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했다.
이후 LG전자는 ‘LG 클로이’ 로봇을 기반으로 다양한 로봇을 내놨다. 자율주행하며 물건을 운반하는 ‘서브봇’, 안내를 담당하는 ‘가이드봇’, 비대면 방영로봇인 ‘살균봇’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용인세브란스병원에 ‘LG 클로이 서브봇’ 4대와 ‘가이드봇’ 3대가 제공해 로봇 서비스 실증 운영에 나섰다.
또 지난해 6월 차세대 물류 로봇시장에 본격 진출해 기존 산업용·서비스용에서 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 로봇청소기 출시 후 호텔, 병원, 식당 등에 로봇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