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공식화했다. 인가 세분화(스몰 라이센스)와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챌린저 은행' 도입을 검토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큰 변화를 예고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은행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시중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아 과점을 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핀테크산업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하며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고금리로 국민의 대출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면서 "은행이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영업행태 등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전면 재점검하여 과감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TF에서 검토될 과제를 놓고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은행권 내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 인가 세분화 및 챌린저 뱅크 등 은행권 진입 정책을 검토하고 금융과 정보기술(IT) 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보수체계 개선을 위해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 도입 여부, 금융사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 및 삭감하는 방식을 강화하는 방안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도 점검하기로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횡재세라는 말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금융당국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횡재세에 가까운 방법으로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경쟁 촉진이라는 명목으로 지나치게 시중은행에 날을 세우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