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WS그룹과 업무협약 등 역량 제고
KB자산운용이 보험자산운용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보험사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자산운용 과정에서 나타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연초 KB금융지주가 AM(자산관리)부문을 신설하는 등 그룹 자산운용 시너지를 강조한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 집행임원 6명을 선임했다. 이 중 2명이 보험사 자산운용을 맡는 LDI(부채연계투자) 조직에서 나왔다. 한승철 전무(LDI부문 총괄), 사재훈 상무(LDI증권운용 본부총괄)다.
3일 기준 회사의 전체 집행임원 9명(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제외) 중 대체투자, ETF&AI 등 같은 조직에서 임원 2명이 존재하는 곳은 LDI부문이 유일하다.
KB자산운용의 LDI(부채연계투자)조직은 2020년 출범했다. 계열 보험사의 보험료 적립금을 운용하는 부서로 KB라이프, KB손해보험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 2021년 회사는 LDI조직을 LDI본부, LDI전략실으로 확대하고 본부 산하에 대체투자실을 신설했다.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는 가운데 금리인상,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보험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개최된 금융감독원장·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잠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주시길 바란다"며 "보험회사 자체적으로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 등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배경에 KB자산운용은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독일 도이치뱅크 대주주 DWS그룹과 보험자산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MOU) 체결했다. 계열사 DWS자산운용은 글로벌 3위 보험자산운용사로 190여개 보험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보험자산운용 역량을 확대한다. KB운용 LDI조직은 DWS그룹의 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관련 전문성을 키우고 고객 맞춤형 자산배분 솔루션을 개발 및 제공할 예정이다.
같은 달 회사는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LDI 인터페이스 시스템 구축 입찰공고를 냈다. 또 10월에는 편입자산분해(LT)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 입찰공고를 냈다. K-ICS(신 지급여력제도)부터 고도화된 LT기준에 따른 보험사 대체투자자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 계열사 KB손해보험은 작년 투자영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투자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1조1110억원이다. 보험영업손익 적자를 커버하면서 당기손익 5577억원을 거뒀다. 역대 최대치다.
KB자산운용의 투자일임 재산 및 수익도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투자일임자산은 66조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전체 자산 중 88%가 보험고객자산이다. 이로부터 나온 수익은 402억원으로 같은 기간 4.6% 증가했다.
연초 KB금융그룹이 AM부문을 신설하면서 LDI조직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그룹의 투자 및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으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가 각각 총괄부문장, 부문장을 맡는다.
KB금융그룹은 “그룹차원의 투자 및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M부문과 AM기획부를 신설했다”며 “전 계열사의 중장기 자산운용 정책방향 수립을 지원하며, 고객 자산운용에 대한 성과분석 및 모니터링을 통해 그룹 차원의 자산운용 역량 제고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