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자사주 1000만주 소각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증권사들이 주주환원책을 늘리며 주목받는다. 비록 전체적인 배당금 총액은 줄어들었으나 당기순이익 대비 하락폭을 조정하면서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늘렸다. 업황 부침에도 주주들과의 지난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이 70% 하락했지만 배당성향을 45%p 상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일관성 있는 배당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6일 이사회를 열고 25년 연속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보통주, 우선주 1주당 각 1200원, 1250원이다. 시가배당률은 8.15%, 9.19%로 전년 대비 1.45%p, 1.11%p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기준일(당해 말일) 기업 주가 대비 배당금 비중을 나타낸다.
결산배당금 총액은 801억원으로 작년 대비 15.1%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하락폭이 75%로 늘어나면서 배당성향은 60%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45%p 불어난 규모다.
대신증권 송종원 경영기획부문장은 "일관성 있는 배당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경영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면서 "ESG경영을 보다 강화해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일 보통주 1주당 11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총 배당금은 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어들었으나 배당성향은 35%p 더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당기순익 하락폭 대비 배당금 낙폭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으나 보통주 1주당 17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0.6%p 끌어올렸다.
대형증권사 중 나홀로 최대실적을 갈아치운 메리츠증권은 배당금 규모를 늘렸다. 전년 대비 35% 증가한 1주당 135원이다. 배당총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751억원으로 당기순이익 증가폭(5.7%)을 소폭 밑돈다.
다만 지난해 11월 지주사와 포괄적 주식교환 결의를 통해 주주가치를 한 차례 제고한 바 있다. 당월 22일 메리츠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8%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1000만주 소각을 결정했다. 시가 기준 867억원 규모다. 여기에 보통주 1주당 200원 현금배당(총 배당금 1234억원)을 결의하면서 주주환원 성향은 전년도 31.3%에서 33%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업황 부진에 연간 순이익이 약 50% 감소했다. 이 같은 배경에도 회사는 중장기 주주환원성향 30%라는 주주와의 신뢰를 지킨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고객동맹정신을 바탕으로 주주와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