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도 기상정보를 잘 알아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이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부터 가축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축사육 기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5월에서 9월까지 지역마다 가축이 받는 열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온피해 발생 가능성에 맞춰 적절한 사양관리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축산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시스템은 기상청 기상자료인 온도와 상대습도를 활용해 가축의 ‘열스트레스 지수(Temperature-Humidity Index, 이하 THI)’를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사람의 불쾌지수에 해당하는 THI는 수치가 높을수록 가축의 스트레스가 큰 것을 의미한다.
THI ‘경고단계’에서 가축은 사료섭취량과 체중 감소, 생산성 감소 등이 나타나고 ‘위험단계’에서는 심한 헐떡거림과 탈수·탈진, 체내 전해질과 호르몬 균형 이상이 발생한다. THI가 ‘최고단계’인 경우 심하면 폐사한다.
이 시스템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농장관리 프로그램인 ‘한우리 누리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 조회하려는 지역의 주소를 입력하면 날씨정보와 함께 축사 외부의 열스트레스 지수, 단계별 사양관리지침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 시나리오(RCP)를 적용해 1973년부터 2100년까지의 여름철(5월~9월) 가축이 받는 열스트레스 지수 분포도도 확인할 수 있다.
축사 내부의 온도 상승은 사료섭취량 감소로 가축의 증체량을 떨어뜨리며 폐사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폭염 일수가 많아져 가금류 폐사 건수는 2015년 253만 마리에서 2016년 428만 마리로 크게 늘었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기후변화 영향 실태조사와 취약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 저감과 복지를 고려한 사양기술, 사료 첨가제, 사료작물 신품종, ICT 장비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영양생리팀 이성대 농업연구사는 “급격한 기후변화와 기상재해가 잦은 상황에서는 가축이 받는 환경요인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원영 기자 jwyc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