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가능성?...“콘텐츠 기업들 연합 형태가 유력”
-“막대한 투자금 감당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회의적인 시각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과점 중인 SKT·KT·LGU+ 3사 외 제 4이통사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 터를 잡은 글로벌 빅테크 보다는 국내 기업들의 컨소시엄 형태가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3일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에 “정부에서 이통3사가 국내 시장에서 워낙 고착화됐다 보니 서로 경쟁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 4의 사업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그러나 현실 가능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통신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쉽지 않지만, 비즈니스 시각을 달리 해서 보면 또 얘기가 바뀔 수 있다”라며, “특히 우리는 콘텐츠라는 비즈니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방 위원장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콘텐츠 기업들은 그 자체로서 강한 유입 효과를 가지고 있다”라며, “단순하게 통신을 서비스하는 개념으로만 보면 기존 3사를 능가할 만한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겠지만, 콘텐츠로 경쟁하는 기업들이 같이 연합해서 하게 되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 제 4이통사의 후보로 거론되는 콘텐츠 업체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인 CJ, 쿠팡 등이 포함된다. 각 기업이 단독으로 도전하기는 어려워도, 컨소시엄 형태라면 여력이 충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통3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자본이 있더라도 이를 투자해서 몇 년 안에 회수할 수 있다는 계획이 잡혀야 할 것”이라며, “통신업은 콘텐츠 산업과 다르게 스케일이 큰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각 기업의 자본을 결합해 투자금을 마련할 수는 있겠지만,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가 안되는 상황에서 자본의 수익률을 생각하면 굳이 통신사업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 국내 법인을 설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외 기업의 제 4이통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해외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할당 절차가 매우 복잡한 만큼, 당장 국내 기간통신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통신 연구원은 “스타링크가 국내 통신사와 경쟁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기간통신사업은 막대한 초기 자금이 투입되는 반면 회수 기간이 길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며 사업 영위에 따른 많은 규제가 존재한다. 심지어 각 국마다 다른 규제를 적용하고 소비자 피해 보상 적용도 엄격한 편”이라고 전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