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脫중국’ 속도 낸다...베트남·필리핀 등 반도체 후공정 투자 확대 움직임
상태바
삼성·SK, ‘脫중국’ 속도 낸다...베트남·필리핀 등 반도체 후공정 투자 확대 움직임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3.31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중국 규제 심화 속 국내 반도체 후공정 선두업체 손잡고 동남아 투자 가속
-SK하이닉스, 하나마이크론 통해 베트남 공장에 테스트 라인들 옮겨 투자 시작
-삼성전자는 SFA 반도체의 필리핀 공장 검토...향후 베트남 투자 계획도 잡을 듯
삼성전자의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거점 이전 작업을 순탄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심화하자,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설비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켜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협력사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생산설비를 베트남·필리핀 등 공장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반도체 테스트 공정은 불량 제품의 출하를 방지하기 위해 전공정들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작업으로, 최근 생산업체 간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 설비로 지목된다.

3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후공정 선두업체와 각각 손잡고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지역 공장으로 테스트 생산라인을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주 고객사로 둔 국내 한 반도체 후공정업체 대표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작년 하반기쯤부터 SK하이닉스는 기존 회사에서 쓰던 연식이 오래된 테스트 라인들을 최근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는 하나마이크론의 현지 공장에 옮겨서 투자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당사와 SK하이닉스의 계약 관련 공시가 2년 전 이미 나왔고, (베트남 공장으로 테스트 설비를 옮기는 작업 또한) 이런 사업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마이크론은 메모리용 테스트 소켓(반도체 칩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과 번인 보드(반도체 신뢰성 테스트용 제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업체로,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 D램·낸드플래시 제품의 후공정 사업협력 및 외주임가공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해당 계약의 일환으로 작년말부터는 베트남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제 SK하이닉스도 국내 및 중국 우시 공장에서 쓰던 테스트 라인들을 하나마이크론의 베트남 공장으로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마이크론 본사 전경. [사진=하나마이크론]
하나마이크론 본사 전경. [사진=하나마이크론]

삼성전자의 경우 필리핀에 공장을 둔 국내 후공정업체 ‘SFA 반도체’와 연결된다.

A씨는 “삼성전자의 경우 SFA 반도체라는 국내 회사를 통해 필리핀 공장으로 테스트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삼성은 국내와 중국 시안에서도 테스트를 하고 있었지만 그 비중을 이쪽으로 많이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SFA 반도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련 계획은 좀 있는 것으로 안다”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SFA(Samsung Factory Automation) 반도체는 1998년 삼성전자 온양공장이 분사해 설립된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70% 정도에 달한다.

SFA 반도체는 필리핀 생산 법인인 PSPC사를 통해 테스트 제품을 생산 중인데, 최근 삼성전자가 이곳 공장에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이와 함께 삼성 역시 하나마이크론에 1000억원 규모의 설비 임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향후 베트남으로의 테스트 공정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A씨는 “우선 SK하이닉스는 하나마이크론을 통해 이미 투자가 들어간 상황이고, 삼성도 필리핀, 베트남 쪽으로 테스트 공정 이전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라면서도, “미래 어느 지역이든 케파(생산능력)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중국에 장비를 들이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산거점 확대는) 필요하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