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부채 25.3% 감소한 679억
“일부 투자확약으로 우발부채 현실화 우려”
부국증권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됐다. 잠잠하던 요주이하자산이 4분기 동안 2.5배나 불어났다. 회사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10%대로 낮으나 리스크 관리를 위해 관련 부담을 덜어내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전분기대비 133.3% 증가한 105억원이다. 이 중 요주의자산이 동기간 150% 증가한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이자연체 등이 늘어난 탓이다. 악성부채로 분류되는 추정손실(연체 12개월 이상)은 동기간과 같은 5억원을 유지했다.
다만 부동산 익스포저나 충당금,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편이다.
회사는 4분기 충당금을 전분기대비 33.3% 증가한 56억원으로 늘렸다.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은 0.7%로 0%대에 머물고 있다.
우발부채는 전분기대비 25.3% 감소한 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도 3.1%p 감소한 10.2%다. 26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향상됐다. 4분기 순자본비율(NCR)은 전분기대비 7.2%p 증가한 828.5%로 집계됐다. 4분기 우발부채 등 총위험액이 동기간 18.6% 감소한 1489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비유동성 자산 등을 차감한 영업용순자본을 위험투자액(손실 예상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기한 지표다. NCR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재무위기 대응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00%다.
4분기 유동성비율은 전분기대비 46.6%p 증가한 154.6%로 집계됐으며, 동기간 유동성 갭은 동기간 3.3% 증가한 3135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질적 위험이 존재한다. 3분기 기준 회사의 부동산PF, 브릿지론 등 부동산 익스포저는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동기간 자기자본 6800억원 대비 무리한 규모는 아니지지만 부동산 경기저하에 노출돼있다.
한국신용평가 노재웅 실장은 “부동산 PF, 브릿지론, 부동산 펀드 등의 부동산 익스포져 규모가 자본 대비 큰 편은 아니다”며 “다만 회사는 부동산PF 관련 1100억원 규모의 기업대출 중 절반 이상이 LTV(담보인정비율)가 높은 후순위성의 브릿지론들로 구성돼 부동산 PF 시장 경기에 민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일부 투자확약 건으로 인해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며 “그럼에도 재무건전성이 향상되고 양적 위험부담이 완화된 건 고무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