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IFRS17(새 회계제도)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사에 자율적인 계리적가정을 적용하게 했으나, 회계 이익이 급증하는 등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은 23개 보험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산출에 필요한 계리적가정 기준을 마련하기로 밝혔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손해율 가정이나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등 주요 사항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한다. 추가로 자의적 판단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요인들에 대해 중요도 순으로 세부 기준도 제시할 예정이다.

지표 신뢰성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올해 도입된 IFRS17에 따라 보험사에 계리적 가정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마다 CSM을 제각각으로 산출해 실적이 천차만별로 집계되고,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이익이 급증하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목소리다.

올 1분기 발표된 보험사들의 순익은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KB손보 2538억원, 농협생명 1146억원, 롯데손해보험 79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7%, 166%, 655.5% 증가한 수치다.

생보 3위 교보생명의 경우 작년 말 CSM이 4조5910억원으로 추정돼 4위 신한라이프, 규모가 작은 편인 농협생명에 밀리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지난 연말 8000억원 수준의 하락 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차수환 부원장보는 "IFRS17은 보험사별로 최적의 계리적 가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으나,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보험회사가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경우 초기 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지나, 기간이 경과하면서 손실이 확대돼 결과적으로는 현재의 부담을 미래로 미루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낙관적인 가정을 하는 경우의 대표 사례는 실손보험 손해율 관한 가정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미래 갱신보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가정을 적용하는 경우 보험부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에는 예실차가 드러나면서 보험사의 부채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와 관련해 차 부원장보는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은 물론 자의적 판단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추가로 조사해 중요도 순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