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정보통신기술(ICT)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국가 중에 하나로 70년대 초부터 정부의 투자를 받으며 창조경제의 기반을 닦았다. 지정학(geo-political)적인 이유로 국가 방어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던 이스라엘은 ICT 산업의 연구개발(R&D)을 시작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다. ICT산업 노동력을 키우기 위해 과학, 엔지니어링, 리서치 등 부문에서 교육시스템 가치를 높이는 등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세계경제기구(WEF)가 발표한 글로벌 ICT 국가 상위 7위권 안에도 들어 ICT 산업 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800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중동나라 이스라엘은 ‘ICT 스타트업 국가' 라고도 불리며 사이버 보안부터 드론, 의학용 마리화나까지 하이테크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본문에서는 CNBC가 선정한 이스라엘에서 급성장중인 10대 ICT 분야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이버 안보
이스라엘의 사이버안보 기술은 세계 최상위 권에 속한다. 실제로 세계 500대 사이버 보안 기업 중 미국 다음으로 순위에 가장 많이 오른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시장조사기업 사이버시큐리티벤처스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보안강국 2위에 올랐다. 세계 500대 사이버 보안 기업 리스트에는 이스라엘의 사이버아크, 체크포인트, 체크막스, 라드웨어, 일루시브네트웍스, 파이어글라스 등의 기업이 올라왔다.
이스라엘의 사이버보안 부문 종사자들은 이스라엘 군대 정보부인 8200부대 사이버 유닛 출신들이 대부분이며, 지난해만 이곳에서 83개의 스타트업이 창업됐다.
체크포인트에 경우 나스닥에 상장된 보안 기업이며, 시가총액 178억 달러(21조 원)로 이스라엘에서 시총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지난 3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의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17조6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금액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모빌아이는 소위로 말하는 '카메라 센서'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실제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1세대 플랫폼에도 모빌아이의 아이Q3가 사용됐다.
전 세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시장의 60%를 점유했으며 주요 고객으로는 BMW, 제너럴모터스(GM), 닛산, 현대차 등이 있다.
구글 또한 지난 2013년 이스라엘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웨이즈(Waze)를 11억5000만 달러에 인수해갔다.
현재 ICT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라이벌로 성장하고 있는 겟(Gett), 대중교통 정보서비스 앱 무빗(Moovit), 8200부대 사이버 유닛의 전 사무관들이 창립한 자동차에 보안 시스템을 제공하는 아르거스(Argus)가 있다.
자동차 회사용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이스라엘 벤처기업 오토노모(Otonomo) 또한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가상현실(VR) 수술
이스라엘의 방어력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술가치가 상승한 부문은 의료 기술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이스라엘 전직 공군 두 명이 서지컬 시어터(Surgical Theater)를 창업했는데, 이들은 공군 비행사들이 비행 훈련에 사용하는 비행 시뮬레이터에서 영감을 받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서지컬 시어터는 가상현실(VR) 기술과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을 이용해 가상 수술을 실현시키는 기술을 갖고 있다.
지브라 메디컬 비전(Zebra Medical Vision)이란 스타트업 또한 머신러닝으로 컴퓨터를 학습시켜 엑스레이와 같은 이미지를 보고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의학용 마리화나를 기술과 접목시켜 인헤일러(Inhaler, 흡입기)를 개발했다. 사이크 메디컬(Syqe Medical)기업은 의학용 마리화나를 인헤일러로 흡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지난해 이 제품으로만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TEVA)와 유통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양의정 기자 eyang@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