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핀테크社 싱가포르 진출 타진, 네이버클라우드는 싱가포르 사업 ‘가속화’
콘텐츠·핀테크·AI 기술 보유 업체들도 향후 수혜 기대
우리나라가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최초 가입국이 됐다. DEPA는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 3국이 체결한 세계 최초 다자간 디지털통상협정으로, 이번 정부 차원의 가입을 통해 국내에서 즉각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꼽힌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DEPA를 계기로 싱가포르 진출을 가속할 예정이다.
이 사안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가 해외에 진출하려면 원칙적으로는 그 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일단 DEPA를 체결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이전 의무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상황을 요약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싱가포르 진출 상황에 대해 “‘가속화’가 맞다”라고 답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모색 단계는 지났다”며, “싱가포르에 데이터센터 리전(Region)을 갖고 있고, 싱가포르 통신사 스타허브(StarHub)와의 협력, 노키아(Nokia)와의 업무협약(MOU) 등 진출 발판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진출의 발판이 되는 곳이다. 최익근 한국무역협회(KOTRA) 싱가포르무역관은 협회 기고문에서 “싱가포르를 지렛대 삼아 동남아 대양주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동남아 진출의 관문이자 시범사업 기지로 싱가포르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와 통화한 한 업계 관계자도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가 고도화돼 있고, 동남아 국가 중 싱가포르의 발전이 제일 빠르다”며 “이런 이유로 국내 다수 기업이 싱가포르 진출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번 DEPA 가입으로 다양한 분야의 국내 IT기업이 규제의 속박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DEPA의 핵심은 계속 회원국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가입국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디지털 무역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DEPA의 특징은 FTA와 같은 두 개 국가 간의 협정이 아니라 다자간 협정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미리 가입했기 때문에 참여국이 많아질수록 자연스레 혜택이 많아지는 구조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가입절차가 개시됐고, 코스타리카와 페루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중소규모 업체들의 전자상거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산업부는 본지에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는 외국인이 쓰기 힘들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해외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DEPA를 계기로 서로 다른 시스템의 상호운용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제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디지털제품비차별대우, 전자적 무관세 등 DEPA의 혜택 범위가 계속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8일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계기, DEPA 3개국 통상 장·차관과 함께 한국의 DEPA 가입협상 실질타결을 선언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에 DEPA 가입협상 타결은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 확대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서 의미가 매우 크며, 한국의 가입을 통해 DEPA가 개방적, 포용적인 아태지역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 한국은 첫 번째 DEPA 가입국으로서 신규 가입국들의 가입절차를 도와 DEPA의 외연 확장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