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기술국들과 결속 통한 중국 견제 의도
유럽연합(EU)이 향후 유럽 블록의 국방, 전자 및 자동차 제조업 부문의 핵심 기술 지원을 위한 반도체 개발 사업을 위해서 일본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은 7월 3일 일본 도쿄를 방문하고 코로 다로 디지털 청장,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 오타 후자에 경제산업성 장관과 만나 ‘EU-일본 디지털 협력자 관계(EU-Japan Digital Partnership)’를 체결하고 EU와 일본 간 반도체 칩 생산을 비롯한 첨단 디지털 부문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인 5월 25일, EU 집행위가 우리나라와 맺은 ‘유럽 지평선 파트너십(Europe Horizon Partnership)’ 협력 체결을 맺은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일본과 합의한 테크 협의다.
EU-한국 간 테크 협의는 인공지능과 사이버 보안 분야 첨단 기술 상호교환과 협력을 강조했다.
EU와 일본은 앞으로 반도체 칩 공급망 촉진을 위해서 이 분야서 활동하는 쌍방의 연구진 및 공학자들의 교환 활동을 촉진하는 한편, 유럽 경제 블록에서 생산 활동을 원하는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할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대만·중국에 밀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면에서 전성기이던 30년 전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산업 재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는 EU 측에 보조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최근인 6월 26일 일본 국부 펀드는 일본 반도체 산업 재활 의도로 반도체 핵심 소재(포토레지스트) 생산 전문 기업인 JRS를 미화 640억 달러(우리 돈 약 84조 원)에 매입·국유화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돈바 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그 같은 EU-일본 간 테크 협력을 통해서 디지털 산업 부문에서 대(對) 중국 의존도를 대폭 감축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미국 워싱턴 행정부는 EU가 조만간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산 핵심 첨단 기술 부품의 수출 제재안에 동참하도록 EU위를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CNBC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EU는 블록 내 자체적 반도체 산업 강화에 주력해왔다.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은 물론 군사적용처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부품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작년부터 해외 생산공장 이전과 해외 위탁 생산 방식에서 자국으로의 생산시설 복귀(onshore)를 본격 검토하는 추세다.
동아시아 특히 타이완에 집중돼있는 TSMC, AMD, 애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주도 업체들의 생산라인을 미국 본토로 복귀시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반도체 공급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2023년 7월 1일, 네덜란드의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ASML이 개발한 핵심 반도체 부품인 DUV 리토그라피 칩 제조기는 정부 허가 없이 중국 반도체 생산 업체에 수출이 금지 조치됐다.
이는 차세대 칩 제조 선도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중국의 야망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EU와 미국 행정부의 결속된 정치적 입장 표명이라고 중국 정부는 불만을 표시했다.
7월 4일 화요일(일본시간 기준) 일본은 브르통 집행위원 및 EU 대표자들은 라피두스와의 접견을 앞두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칩 파운드리 벤처 기업인 라피두스(Rapidus)를 재정 지원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향후 라피두스가 벨기에 본사의 아이멕(imec) 디지털 연구소와 IBM에 납품할 최단 칩을 공급할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추측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