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타겟층 설정과 높은 접근성 앞세워 '틈새시장' 정조준
그라비티가 IPTV 게임 시장을 정조준한다. 강력한 키즈 IP와 접근성을 무기 삼아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그라비티가 SK 브로드밴드 Btv에서 ‘콩순이 쑥쑥교실’ 서비스를 시작했다. ‘콩순이 쑥쑥 교실은’ 소꿉놀이와 한글 학습을 결합해 플레이와 더불어 영유아들의 발달 교육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작됐다.
해당 게임은 그라비티가 제작한 3번째 IPTV 게임이다. 그라비티는 2009년 ‘뽀롱뽀롱 뽀로로’ IP를 활용한 최초의 IPtv 기반 키즈 게임 ‘뽀로로 재능놀이’를 출시했다. 해당 게임은 2012년 대한민국 TV앱 이노베이션 대상’ 교육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2019년에는 ‘신비 아파트’ IP를 가져와 ‘신비아파트 게임’을 시장에 내놨다.
IPTV가 상용화되던 2008년 경 그라비티와 더불어 한게임, 넷마블, 게임하이(현 넥슨게임즈)가 IPTV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중 한게임은 KT에 전용 채널을 개설, ‘전설의 파이터’, ‘아기고래 쿠아’ 등 5개의 게임을 서비스했다. 넷마블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IPTV를 통해 ‘바둑’과 ‘맞고’를 플레이할 수 있게끔 했다. 게임하이는 일본 IPTV 제공업체인 ‘네오’와의 협업을 통해 IPTV 기반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IPTV 게임 사업에서 손을 뗐다. 현재 KT, LG, SKT에서 운영하는 IPTV 플랫폼 내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중 해당 업체들이 개발한 게임은 찾아볼 수 없다.
이후 CFK와 부싯돌이 IPTV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CFK는 IPTV 속 콘솔 게임 이식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해당 회사는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를 비롯해, ‘홍마성 레밀리아: 비색의 교향곡’, ‘길고양이 이야기’, ‘QV’, ‘MazM: 지킬 앤 하이드’ 등 5개의 게임을 IPtv 내에서 서비스 중에 있다.
다만 진입장벽이 CFK IPTV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평가다. CFK의 IPTV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 패드 연결이 필수적이다. 분명하게 호환되는 게임패드도 두 가지에 그친다. CFK는 게임 안내 사항을 통해 ’Xbox 컨트롤러’와 ‘SHAKS 게임패드’ 이외 게임패드 연결시 원활한 작동이 안 될 수도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패드 구입을 위한 추가 지출을 감안하면서까지 유저를 끌어 들일 만한 게임 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Play Z’ 셋톱박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 하다는 것도 진입장벽에 한 몫 한다.
부싯돌은 2011년 이래 스마트 TV와 연동 가능한 게임을 제작하다가 IPTV 게임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2017년 출시한 ‘엘도라도 디펜스’ 이후로 총 11종의 게임을 IPTV와 연동했다. 최근에는 LG의 포터블 모니터인 ‘LG 스탠바이미 GO’ 모델을 위한 6개 게임을 맞춤 제작 한 바 있다.
점유율이 낮은 IPTV 플랫폼 위주로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부싯돌이 서비스하고 있는 IPTV 게임 중 11 종 게임 중 통신 3사 IPTV에 등록된 게임은 ‘에어포스 2020’, ‘내 수조를 부탁해’, ‘럭키 세븐 포커’ 셋 뿐이다. 나머지 게임들은 딜라이브 IPTV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으나, 올해 4월 기준으로 IPTV 시장 내 해당 IPTV의 점유율은 5.57%에 불과하다. 이러한 서비스 조건이 부싯돌 IPTV 게임의 접근성을 떨어트린다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특색 있는 IP가 없다는 점도 지적받는다.
이러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그라비티가 IPTV 게임 시장 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그라비티가 서비스하고 있는 IPTV 게임은 별도의 컨트롤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존의 리모콘만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별도의 기기를 필요로 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다. 더불어 그라비티의 IPTV 게임을 지원하는 셋탑박스의 종류가 많은 점도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또한 IPTV 시장 내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 브로드밴드를 통해 자사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더불어 타겟층 설정도 명확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IPTV의 주요 수요층은 1인 가구가 아닌 2-3세대 가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계에 의하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 및 1세대 가구 IPTV 가입률은 각각 33.8%, 46.2%다. 반면 2세대 및 3세대 가구의 IPTV 가입률은 각각 68.5%, 68.8%를 기록했다. 주요 수요층 가구 구성원에 포함된 미취학아동을 정확히 겨냥한 ‘키즈 콘텐츠’를 내세웠다는 평가다.
게임의 IP가 강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뽀로로’는 말할 것도 없고, ‘신비 아바트’, ‘콩순이’ 모두 영유아 및 미취학 아동들이 가장 선호하는 IP 중 하나다. ‘신비 아파트’는 2014년 투니버스에서 첫 방영한 이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키즈 브랜드다. 애니메이션의 화제성에 힘입어 극장판, 드라마, 웹툰, 뮤지컬 등으로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다. ’콩순이’는 1999년 처음 등장한 이후로 2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IP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로 그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2023년 7월 기준 ‘콩순이’ 공식 유투브 채널 구독자는 527만명에 이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라비티의 IPTV 게임 진출이 라그나로크 이외의 마땅한 IP를 갖추고 있지 않던 해당 회사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며 “1인 및 1세대 가구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당 수용층을 타겟으로 한 IPTV 게임 공급에도 성공한다면 해당 분야 내 기업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