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추구' 통해 실적과 민심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3N’이라는 용어가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회사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약자다. 이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두 기업’을 지칭하는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 그 뜻이 조롱으로 변질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 게이머들 사이에서 ‘3N’은 ‘게임보다는 수익 창출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게임회사들’라는 비관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가 됐다.
유저들의 인식 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도 하향세를 걷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73%, 전년도 동분기 대비 74% 감소하는 등 주춤하고 있고, 넷마블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넥슨은 달랐다. 넥슨은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약 264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PC와 모바일 실적 뿐만 넥슨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게이머들의 마음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데이브 더 다이버’로 홈런 날린 민트로켓, 개발 박차 가한다
민트로켓은 넥슨의 ‘개발 DNA’를 바탕으로 기존 개발 문법에서 벗어나 재미의 본질에 집중, 색다른 게임을 개발하는 기치를 내건 국내 최초의 게임 서브 브랜드다. 브랜드 론칭과 더불어 넥슨은 민트로켓 안에 상향식 소통 구조를 갖춘 소규모 개발진을 꾸려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이용자와 긴밀히 소통하는 유저 친화적 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포부를 ‘데이브 더 다이버’를 통해 보여줬다. 해양 어드벤쳐와 육성 시뮬레이션을 잘 섞어낸 해당 게임은 정식 출시와 함계 우리나라 게임계에 ‘돌풍’을 몰고왔다. 출시 11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고, 지난 7월 9일에는 스팀 기준 최대 동시 접속자 수 9만 8480명을 달성했다.
평론가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18일 기준, ’데이브 더 다이버’는 가장 공신력 있다고 평가받는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32개 매체에게 90점이라는 높은 평균 점수를 받았다. 더불어 ‘머스트 플레이’라는 인증 마크도 받으며 캡콤 ‘바이오 하자드:RE 4’, 닌텐도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과 같은 ‘모던 클래식’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11일에는 언리얼 엔진 5를 근간으로 제작한 테크 데모인 ‘프로젝트 V’를 공개하며 개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식 출시가 확정되지 않은 게임 영상이였음에도 불구, 해당 영상에 담긴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를 염원한다는 게이머들의 기대가 빗발친 바 있다.
‘서브컬쳐 본고장’ 점령한 ‘블루 아카이브’, 中 시장도 넘본다
민트로켓이 PC 게임 시장에서 맹활약중일 때, 넥슨 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로 한중일 삼국을 휩쓸었다. 특히 일본에서의 지속적인 인기로 인해 넥슨이 재미를 보고 있다. 리서치 업체 센서타워에 의하면, 지난 5월 기준 ‘블루 아카이브’가 쌓아올린 매출액은 총 3억2000만 달러(한화 약 4278억)에 이른다. 이중 일본에서 75.4%의 매출이 나왔다.
인기도 꾸준하다. 지난 26일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2.5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자 해당 게임은 일본 앱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식지 않는 열기를 보여줬다. 게임 뿐만 아니라, ‘블루 아카이브’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도 확정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명가 ‘본즈’ 출신의 야마기시 다이고(山岸大悟)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블루 아카이브’ IP의 위용에 기세를 더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출시 전 진행 된 중국 내 사전 테스트 기간 동안 사전 예약자 425만명을 기록하는 등, 또 한 번의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정식 출시 이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하는 등 기분좋은 첫 출발을 끊으며 순항을 예고했다.
게임스컴 2023 참전하는 넥슨, 콘솔 게이머 사로잡기 나섰다
넥슨이 PC와 모바일을 넘어 콘솔 게임 시장도 공략하는 모양새다. 넥슨은 이번 게임스컴 2023에 ‘워 헤이븐’과 ‘퍼스트 디센던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콘솔을 지원한다.
‘워 헤이븐’은 대규모 PVP 공성전을 주요 콘텐츠로 삼은 액션 게임이다. 넥슨은 총 세 번의 테스트를 거쳐 해당 게임의 완성도를 가다 듬었다. 그 결과 지난 6월 개최된 ‘스팀 넥스트 페스타’에서 일일 플레이어 수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인기 출시 예정 제품 2위, 가장 많이 찜한 출시 예정 게임 7위에도 올랐다.
3인칭 슈팅 전투에 RPG 플레이가 결합된 ’퍼스트 디센던트’는 ‘언리얼 5’ 엔진으로 개발, 높은 기대치를 가진 콘솔 게이머들의 시각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예정이다. 또한 넥슨은 해당 게임에 플레이스테이션 5의 듀얼 센스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삼성과의 협업을 통해 HDR10+ 환경에서의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있게 기술적인 면모에 많은 공을 들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