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그린딜] EU 농업·식품 정책 재정비, 지연·타협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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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린딜] EU 농업·식품 정책 재정비, 지연·타협 가능성 높아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8.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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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녹색 탄소중립 전략→과학·기술 위주로 정책 수정

7~8월 유럽인들이 기록적 폭염이 함께한 여름 휴가를 마감하고 속속 직장과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 본부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정책자들도 직무 복귀하고 있다.

8월 넷째 주가 출발하자마자 특히 조명 받는 이슈는 그린 딜 전략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EU 농수산축산업·식량 정책이다.

유럽 경제권 입법과 정책 추진을 담당하는 EU 의회와 집행위원회가 오는 2024년 6월 유럽의회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운동 태세로 돌입하면서, 특히 EU 농업 및 식품 개혁안이 중대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범(汎) 유럽 정책뉴스 사이트인 ‘유랙티브’가 8월 21일 논평했다.

유럽의회 선거를 약 10개월 앞둔 현재, EU 정계는 각 유럽국들 간 이해관계 챙기기 및 갈등의 상수로써 EU 그린 딜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인 ‘팜투포크(Farm to Fork strategy)’ 농업 및 식량 전략을 전면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Photo: Mirko Fabian=Unsplash
Photo: Mirko Fabian=Unsplash

특히, 농업은 현 EU 위원회 의장국인 스페인의 경제적 근간이자 전략적 산업 부문이다. 

남은 2023년 하반기와 2024년 상반기 동안 스페인 의장국 주도 하의 EU위 농업 정책은 당초 계획돼있던 탄소제로·유기 농경·농약 사용 감축·수로 개선 등 야심찬 친환경 녹색 농경 개혁 정책 대신 유럽 내 식량 자급 및 안전성 위주의 농어업 테크와 정밀 농업 기술 투자 및 시행을 더 우선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유랙티브 뉴스는 분석했다.

EU 위가 추진해 오던 야심찬 ‘팜투포크’ 전략에 의거, 토지 소유자 보상 및 EU 농부 재정 지원 등 비 친환경적 농경으로 파괴된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자연복원 법안(NRL)과 오는 2030년까지 농경지 살충제 사용량을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지속가능 농약 사용법(SUR) 입안이 제출된 상태다. 반면, 대형 축산농가 포함 산업 탄소배출시설 관리규정(IED)은 여전히 미결 현안인 채로 머물러 있다.

♢ EU 농업 그린 딜 원칙으로부터 궤도 수정될 가능성 높아

현재 EU 위의 수장국 역할은 7월 23일부터 스페인이 수행하고 있으며, 사회노동당 소속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로(José Luis Rodríguez Zapatero) 총리가 지휘하고 있다.

이미 7월 초 자파테로 스페인 총리 겸 EU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니 전쟁을 계기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유럽의 식량 안보의 불안성과 농업-식량 공급 생산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농경 부문의 과학적 해법 도입의 필요성과 EU 법의 완화를 촉구했다.

여기서 과학적 방법의 도입이란 농작물의 일부 특성을 변형해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신(新) 게놈 기술(NGT) 즉, 유전자 조작 기술을 뜻한다. 이 사안은 조만간 내년 7월 EU위 선거 막바지까지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여 EU 정책가들은 물론 여러 EU 공동체 시민들의 세심한 주목을 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 농가의 농약 사용 감축 계획도 사실상 무기한 유보됐다. EU 위가 추진해 온 농경재배용 농약 살충제 사용 감축안은 유럽 내 중도우파 정당들과 일부 농부 공동체의 강한 반발로 2022년 6월부터 사실상 보류·백지화된 상태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독일 화학기업 바이엘의 확학적 제초제인 글라이포세이트가 건강에 무해하다고 판단하고 2023년 한 해 사용을 임시 허가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승인 연장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식량 가공 및 가공식품 제조업 부문의 경우, EU가 당초 설정했던 목표 — 가령, 오는 2030년까지 국가별 각 가정, 요식업 매장, 음식점 배출 음식물 쓰레기양을 감축하기로 한 법안 — 도 다소 수정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반면, EU위는 최근인 7월 24일 축산용 동물복지 정책 법률 강화를 위한 1차 법률안을 성공적으로 통과시켰고, 올 연내로 새 법안 제안을 위한 초안을 준비 중이다. 

또, EU 시장 내 육식 및 술 소비 감축, 식품 내용 표시법 개정 등 농수산축산물 생산 및 식량 소비 전반의 개혁 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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