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중국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38조6000억 위안(약 5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중국 현지 서비스에 밀려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중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와 아이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총 모바일 결제금액은 11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고, 중국은 38조6000억 위안으로 200%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50배에 달하는 중국의 거대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 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은행카드에 애플 페이를 연결한 소비자 비율은 4% 이내로 3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코트라 중국 상하이 무역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장악한 것은 즈푸바오와 위챗페이로 두 결제 수단의 시장점유율은 91.12%에 달한다. 남은 9% 가량을 기타 8개 결제수단이 차지한다.
특히 즈푸바오와 위챗페이는 각각 전자상거래와 SNS와의 결합을 통해 확실한 루트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중국 빅데이터 분석기업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중국 제3자 결제 이동결제시장 분기관측보고 2016년 4분기'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시장 규모는 12조8000억 위안에 달했으며 즈푸바오와 텐페이가 연합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다.
즈푸바오의 4분기 점유율은 54%로 1위를 차지했고, 위챗페이와 QQ지갑을 포함한 텐페이가 37%로 2위를 차지했다.
애플페이는 기타에 포함될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중국 시장에서 애플페이의 부진 원인
애플페이는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다른 결제 앱 대비 사용자 수가 제한적이다.
또 위챗페이와 즈푸바오는 단순 온라인 결제 외에도 콜택시나 음식배달앱 등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빠르게 확장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해당 앱에 빠르게 익숙해 질 수 있었다.
미국과는 달랐던 정책도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가 됐다.
미국에서는 디스커버 은행과 연계해 애플페이로 결제시 캐시백을 10% 지급했으며, 디스커버 은행의 새로운 고객으로 등록하면 2배로 캐시백을 지급해 최대 30%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캐시백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고, 경쟁 앱 대비 경쟁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즈푸바오와 위챗페이는 계좌이체를 포함한 기본적인 금융 업무, 쇼핑시 혜택 제공, 수도세, 전기료 납부, 영화티켓 구매, 복권 등 사용 범위가 매우 넓다. 반면 애플페이는 계좌이체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아 중국 사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애플페이가 채택한 NFC 기술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일반 앱 결제시에는 보편적인 포스기와 스캐너로 결재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NFC 단말을 구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인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 미국 시장에서의 대결 전망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애플페이와 페이팔 등과 경쟁할 계획임을 밝혔다.
코트라 무역관은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애플페이가 더 큰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페이 기술은 NFC와 지문을 활용해 QR코드를 사용하는 위챗페이나 즈푸바오 대비 보안성이 높다. 또 스마트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미국 내 36% 이상의 상가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이며, 페이팔의 34%를 넘어 가장 많이 쓰이는 결제앱이 됐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애플 휴대폰 점유율이 타 국가 대비 높다는 점도 애플페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