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포장재 선도적 도입으로 지속가능경영 박차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주류제조업은 산업 특성상 전력과 물 사용이 많기로 유명한 분야다. 또 대용량 페트병이 일반화되면서 자원재활용 필요성도 높다.
국내 맥주 1위 기업 오비맥주도 이런 이유로 자원재활용과 신재생에너지 사용에 관심을 가지고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맥주로 할 수 있는 모든 ESG 활동에 힘 쓰고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업계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또 오비맥주는 지난 8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자사 생산 공장 내 태양광 패널 설치를 완공하고 RE100 실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도 했다.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광주공장 태양광 패널 설치 완공
오비맥주는 글로벌 본사 AB인베브와 함께 2017년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AB인베브의 기후변화 목표에 따라 RE100을 실천해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25% 감축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를 위한 이행 수단 중 하나로 자사 생산 공장 내 태양광 패널 설치를 통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8월 28일에는 광주공장에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생산할 준비를 마치고 ‘RE100 태양광 패널 설치 준공식’을 개최했다. 특히 자가소비형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자가 발전한 재생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주류업계 최초의 사례로 눈길을 끈다.
광주공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총 2.6메가와트(MW) 규모다. 생산 가능한 연간 전력은 3.7 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이는 광주공장이 소비하는 전력의 약 11%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오비맥주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연간 약 1,640톤의 탄소 발생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한다. 발전 설비의 기대수명을 고려하면 앞으로 30년간 총 4만9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광주공장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까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도 태양광 패널 설치를 완공할 계획이다. 3개 생산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시 연간 약 10기가와트시(GWh)의 태양광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오비맥주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력의 11%를 대체한다.
친환경 차량 도입과 에너지 소비 절감 캠페인으로 탄소 배출 감축
오비맥주는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치 외에도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녹색요금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꾸준히 확대하며 2025년까지 RE100을 달성하고, 204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오비맥주는 내연기관 차량 사용을 줄이고 있다. 2021년 오비맥주는 전국 21개 물류 직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젤 엔진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교체했다. 1대당 연간 약 14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디젤 엔진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교체하며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연간 1,176톤 감축했다.
이어 오비맥주는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업무용 영업차량 615대를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로 교체, 연간 약 828톤 규모의 탄소 감축 효과를 냈다. 이는 60년생 소나무를 12만 5454그루 이상을 심은 효과와 동일하다.
재생 플라스틱 25% 페트로 전면 교체... 플라스틱 사용량 1000톤 감축
소비자들의 친환경 인식이 높아지면서 식음료업계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친환경 포장재 도입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는 맥주업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도입을 발표하는 등 포장재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장재를 경량화해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오비맥주는 2024년까지 기존 맥주 페트병 제품을 재생 플라스틱이 25% 사용된 재활용 페트(rPET)로 전면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가 페트병에 재생 플라스틱을 25% 사용할 시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1000톤까지 감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오비맥주는 맥주업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를 출시할 예정이다. 화학적 재활용 페트는 폐플라스틱을 분쇄·세척한 뒤 녹이는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화학적으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만들어 사용하는 재생 플라스틱이다.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되며 반복 사용 또한 가능해 플라스틱 자원 순환 체계 조성의 핵심이 된다.
OECD에 따르면 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 주류업계에서도 맥주병과 맥주캔 소재는 재활용 원료 사용 비중이 높지만, 페트 소재 재활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비맥주는 앞으로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비율을 꾸준히 늘려가며 페트병의 재활용성을 개선하고 맥주 라벨과 병뚜껑, 종이 소재의 겉포장재 등 기타 포장재의 재활용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오비맥주는 2020년 주류업계 최초로 병맥주를 포장하는 종이 패키지에 100% 재생용지를 도입한 바 있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Cass) 병맥주 500ml와 640ml 포장 상자를 100% 재생용지로 교체한 것이다. 오비맥주의 친환경 포장 상자에는 환경마크와 ‘환경을 위해 100% 재활용 용지로 제작한 패키지입니다’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동시에 카스 캔맥주(355ml, 500ml)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 두께를 대폭 축소, 포장재 경량화를 단행하며 연간 96톤가량의 필름 사용을 줄였다. 이는 250m 높이의 여의도 63빌딩 전체를 56번 포장할 수 있는 양이다.
오비맥주의 패키지 경량화 노력은 ‘노 트레이(No tray)’ 패키지로 이어진다. ‘노 트레이’는 맥주 포장 시 다량의 번들 제품을 받치는 종이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오비맥주는 2020년 11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카스 355ml 6캔 패키지의 종이 받침대를 전면 제거해 주류업계 최초로 ‘노 트레이’를 적용하면서 패키지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와 종이 사용량을 감축했다.
이어 2023년 3월 말부터는 편의점용 카스 프레시 500ml 4캔 패키지에도 종이 받침대를 제거해 카스 프레시 캔맥주 전 상품에 노 트레이 패키지 적용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87톤의 종이 사용량과 약 662톤의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오비맥주는 편의점 외에도 대형마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카스 상품에 ‘노 트레이’를 적용하고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등의 수입 맥주 브랜드에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선도적으로 제품 패키지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친환경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며 “주류 선도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도 친환경 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