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SBS 그알 '피프티피프티 편' 늑장대응 논란..."민원 1210건 최다...아직 미처리 사유는"
상태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SBS 그알 '피프티피프티 편' 늑장대응 논란..."민원 1210건 최다...아직 미처리 사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1.30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방심위 "다수의 민원이 접수돼 현재는 올해 1월 민원 접수건을 심의하고 있다"
- 시청자 김모씨 "문제없다는 자문위원도 있어 황당"..."내년 1월 9일 심의 예정?"
- 한매연 등 단체...책임자 징계, 방심위 제재, 제작진 사과와 정정 보도 등 촉구
- 신고내용과 신고 건수 등 중대성 고려해 '패스트 트랙' 신속심의에 착수해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올해 최다 민원이 쇄도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 편에 대해 미처리 사유로 "올해 1월 민원 접수 건을 심의하고 있다"며 기계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회 및 정치권 등이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이고 산업스파이 차원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이 크다는 점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늑장대응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녹색경제신문>의 질문에 "SBS TV 8월 19일 23시 10분 방송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관련 민원접수 총계는 1210 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심위 측은 심의진행 현황 및 미처리 사유 질문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은 미룬 채 형식적 절차에 대한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해 늑장대응 의혹을 갖게 했다.

방심위는 "지상파방송팀에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어 현재는 올해 1월 민원 접수건을 심의하고 있다"며 "통상 심의절차는 민원이 접수된 순서와 방송일시 등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 건과 관련해 접수된 시청자 민원은 심의규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는 형식적 답변을 이어갔다.

어떻게 1월 민원을 지금 처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 순서대로" 처리한다는 방심위 사무처의 기계적 업무 처리 입장만 반복했다.

먼저 들어온 민원을 순서대로 처리한다면 피프티피프티 건은 내년까지 넘어가 언제 처리될 지도 가늠하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방심위 측은 '한정된 인력'과 지상파 방송 관련 민원이 쇄도해 한계가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기자가 국민적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신속처리 방법은 없냐고 질문하자 "심의위원 논의에 따라" 빨라질 수는 있다는 답변을 했다.

결국 방심위 사무처 지상방송팀은 형식적 업무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심의위원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국민적 관심사이고 산업스파이 차원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이 큰 데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순서대로?'

그런데 방심위 제도 중에는 신고내용과 신고 건수 등 중대성을 고려해 '패스트 트랙' 신속심의에 착수할 수 있다. 최근 방심위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JTBC 보도에 대해 신속심의에 착수한다고 전해졌다.

국민은 그알 보도 태도에 '국민이 개돼지냐' 분노하고 있는데 방심위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와 관련 시청자 김모 씨는 "방심위와 통화했다"며 "피프티 건 이전 민원이 3000건이나 밀려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자문위에서 자문을 받았는데 문제있다는 위원 그리고 문제없다는 위원도 있다"며 "문제없다고 한 자문위원 누군지 궁금하다"고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씨는 "자문만 받은 상태이고 아직 심의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내년 1월 9일 심의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해서 '공정한 심의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SBS 그알 시청자게시판은 5개월째 접어드는 데도 '피프티피프티 편' 편파방송을 지적하며 그알 제작진과 방송사를 질타하며 항의하는 글이 7000건 이상 이어지고 있다. 

방심위에는 민원은 물론 자유게시판에도 심의 촉구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모 씨는 "그알의 조작 날조 왜곡 편파에 관여한 모든 자들을 강력한 징계로 심사 결정 및 처분을 내려주시길 촉구한다"며 "더불어 SBS 방송사 자체에 대한 기관 징계도 주의나 경고가 아닌 그 이상의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지난 10월 1일 기준 그알 '피프티피프티' 관련 민원이 1146건 접수돼 최다 방송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는 지난 8월 방송 직후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상실하고, 현재 분쟁 중인 사건의 본질을 왜곡 편파 허위사실을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공분 여론을 조장했다"며 "그알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 SBS 방송사에 대해서도 방심위의 제재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도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익명보도와 주관적 의견 위주의 편성을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었다"며 "프로그램 책임자에 대한 징계, 방심위의 제재 조치, 제작진의 사과와 정정 보도"를 촉구했다.

피프티피프티 사태는 국회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월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용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멤버를 빼간다든지, 잘 만든 콘텐츠를 불법 유통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궁극적으로 우리 미래 먹거리인 콘텐츠 산업을 죽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K콘텐츠는 문화산업이라는 점에서 탬퍼링 문제는 산업스파이 대책 수준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답변에서 탬퍼링 방지 차원의 제도 보완 등을 약속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중소기획사를 보호하기 위한 탬퍼링 방지 법안인 피프티피프티법 발의에 들어갔다.

방심위가 그알을 심의할 경우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규칙 중 제9조인 공정성' 기준에 맞는지 심의하게 된다. 

방송법 제9조 공정성 기준은 '▲방송은 진실을 왜곡하면 안 되고 ▲방송은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해야 하고 ▲제작 기술 또는 편집기술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에 유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해서는 안 되고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선 안되고 ▲성별 연령 직업 종교 신념 계층 지역 인종 등을 이유로 방송 편성에 차별을 두어 선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방심위의 제재는 행정지도와 법정제재, 과징금 부과 처분 3단계로 이뤄져 있다. 행정지도는 가장 약한 '의견제시'와 '권고'가 있다. 법정제재는 '주의'와 '경고', '관계자에 대한 징계' 그리고 '과징금 부과'가 있다. 법정제재는 벌점이 있다. 벌점은 주의가 1점, 경고가 2점, 관계자 징계가 4점이다. 벌점이 쌓이면 방송사의 재허가나 재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다.

한편, SBS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알 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영상의 다시보기를 중단했다. SBS 콘텐츠를 유통하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그알 1365회는 찾아볼 수 없다. 그알은 당시 방송분에서 소속사 내부직원이라고 인터뷰한 인물이 대역 재연배우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져 충격을 줬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