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며칠 전 페이스북도 동영상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외신 보도로 팡(FAANG)의 에프(F, 페이스북)까지 드라마 등 TV로 대별되는 이른바 '콘텐츠 전쟁'에 참전하게 됐다.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인데, 이에 따라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미국 증시내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기업들은 왜 동영상 콘텐츠에 올인하고 있는가?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자사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자체 제작 콘텐츠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워싱턴 정치계를 그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 한화 약 1000억이 들어간 드라마 '마르코 폴로', 여자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 등의 대표적이 작품들이 있으며,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의 제작사로도 뉴스 헤드라인에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옥자'의 총 제작비 570억 원을 100%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한국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유료 가입자 수만 190개국에서 9300만 명에 이르는 초대형 콘텐츠 기업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이미 케이블 TV를 넘어섰으며, 미디어 시장조사업체 라이크만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며 올 1분기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 수는 5085만 명으로 케이블TV(4861만 명)에 비해 높은 숫자를 나타냈다.
▲구글의 유튜브
구글의 유튜브도 이미 일찌감치 자체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 지난해 초 유튜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영화 4편을 자사의 유료회원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YouTube Red)'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와의 콘텐츠 전쟁의 시작됐다.
유튜브 레드는 유튜브에서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유료 스트리밍 섭스크립션 서비스다. 모든 콘텐츠는 광고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유튜브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 위해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유튜브 동영상제작사들과 협업했다.
지난해 초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가 단기간에 넷플릭스 등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들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튜브는 월간 10억 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꾸준히 늘려 나간다면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일찍이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플랫폼으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영국 BBC에서 흥행했던 자동차 방송 '탑기어'의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을 영입해 '더 그랜드 투어(The Grand Tour)'라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외에도 고대 신들과 현대 신들의 전쟁을 그린 드라마 '아메리칸 갓(American God)', 1962년 휴고상을 받은 역사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높은 성의 사나이(The Man in the High Castle)', 1965년 결성된 미국 록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의 30년 역사를 보여주는 장편 다큐 '롱 스트레인지 트립(Long Strange Trip)'이 대표적인 콘텐츠로 꼽힌다.
아마존은 지난 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유로피언 필름 마켓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미국 배급권을 구입하기도했다.
▲애플
애플은 지난 4월 애플 자체 콘텐츠 제작 소식을 알렸다. 애플뮤직 플랫폼을 통해 방영할 예정인데, 첫 번째 콘텐츠로 '카풀 가라오케(Carpool Karaoke)'가 선택됐다.
카풀 가라오케는 과거 CBS에서 방영한 유명 쇼 프로그램 '제임스 코든의 레이트 레이트 쇼'를 적용한 서비스로 유명인과 운전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정식 방영은 8월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 배우 윌 스미스, 마일리 사이러스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카풀 가라오케에 이어 리얼리티 쇼도 제작중이라고 이번 달 초 밝혔다.
애플은 이번 달 초에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제시카 알바, 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앱 개발' 관련 리얼리티 쇼 영상을 공개해 해외 연예계를 비롯해 IT업계가 떠들썩해지기도 했다.
▲페이스북
바로 어제인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이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헐리우드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FAANG 중에 가장 늦게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헐리우드 관계자들과 가진 미팅에서 에피소드당 300만 달러(약 34억 원)의 자금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목표를 두고 있는 콘텐츠 시청자의 연령층은 12세부터 34세로, 주요 공략 대상이 17세부터 30세사이다.
페이스북은 과거 자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공개해왔다. 자체 콘텐츠는 정치, 뉴스, 노출, 막말 등이 배제될 예정이며, 로맨스 드라마인 '스트레인저스(Strangers)'와 게임쇼인 '라스트 스테이트 스탠딩(Last State Standing)'을 이미 제작 준비 중에 있다.
페이스북은 넷플릭스와 아마존처럼 전 시즌을 공개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에피소드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다.
양의정 기자 eyang@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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