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텔라 블레이드, 강력한 액션과 빈약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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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텔라 블레이드, 강력한 액션과 빈약한 구성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4.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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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요소 통해 구현한 '맞춤형' 액션... 전략성과 손맛 잡았다
확실한 전투의 재미... 매력 극대화 된 보스전이 게임의 '백미'
다소 피로도 높은 맵 디자인... 탐험의 재미는 '글쎄'
스토리 및 편의성 등 아쉬운 부분도 곳곳에 존재
[캡쳐=이지웅기자]
[캡쳐=이지웅기자]

올 상반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출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미리 게임을 플레이 해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스텔라 블레이드'의 면모를 천천히 뜯어봤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액션 시스템이다. 전반적인 느낌은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와 닮아있다. 적과의 공방이 빠른 템포로 이뤄지고, 알맞는 타이밍에 공격을 일정 횟수 이상 방어해 적의 균형 게이지를 모두 깎으면 적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요소들을 더함으로써 흥미로운 전투 양상이 이어지게끔 구축해 놨다. ‘스텔라 블레이드’에는 기본적으로는 총 10개에 달하는 콤보 커맨드가 존재한다. 여기에 ‘베타 체인’ 스킬 트리를 개방하면 그 가짓수가 20개로 늘어난다. 또한 회피와 방어 행동 이후 반격을 가하는 커맨드도 9개에 달한다. 

‘베타 스킬’과 ‘버스트 스킬’ 또한 전투의 재미를 높인다. 이 스킬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각 ‘베타 게이지’와 ‘버스트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베타 게이지’는 적을 공격했을 때, ‘버스트 게이지’는 회피에 성공했을 때 충전된다. 베타 스킬은 일반 공격과 섞어 쓰며 일방적인 공격을 이어나가는 경우에 활용도가 좋다. 반면 버스트 스킬은 위기 상황을 반전 시키기에 좋은 것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무적 시간을 제공하는 ‘타키 모드’도 있다. 이를 활용해 단기간에 많은 딜을 꽂아 넣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원거리 공격, 기습 공격 등 근접 전투 이외의 다양한 액션 루트가 준비돼 있다. 더 나아가 적의 쉴드를 깎거나 자세를 무너트리는 등의 기능을 하는 전투 아이템도 사용 가능하다. 

기어 시스템. [캡쳐=이지웅기자]
기어 시스템. [캡쳐=이지웅기자]
엑소스파인 시스템. 기어 시스템과 함께 개인에게 최적화된 전투 스타일을 구성하게 끔 하는 요소다. [캡처=이지웅기자]
엑소스파인 시스템. 기어 시스템과 함께 개인에게 최적화된 전투 스타일을 구성하게 끔 하는 요소다. [캡처=이지웅기자]

수행 가능한 액션 요소들의 가짓수가 많아 얼핏 복잡해 보일 수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이들을 개개인의 입맛에 맞게 조립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밑그림은 스킬 트리를 통해 구성할 수 있다. 일례로 모든 커맨드 스킬을 활용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면, 반격 및 회피 이후 조작 가능한 후속 스킬을 과감히 포기하고 조작이 상대적으로 쉬운 스킬들에 투자할 수 있다. 스킬 트리 초기화에 필요한 재화도 비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에게 맞는 전투 스타일을 찾는 데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여기에 ‘기어’와 ‘엑소스파인’이 전투 방향의 다양성을 한 층 높인다. 예를 들어 호쾌한 전투를 선호하는 플레이어는 퍼펙트 닷지와 퍼펙트 패링의 난이도를 낮춰주는 리플렉스 타입 엑소스파인과 공격 속도를 높여주는 기어를 장착함으로써 빠른 템포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혹은 연계 공격력과 치명타 확률을 높여주는 엑소스파인과 기어를 통해 ‘극딜’을 뽑아낼 수도 있다. 

이러한 설계의 재미는 보스전에서 진가를 발한다. 컨트롤의 ‘벽’에 가로막혀 보스 공략에 애로 사항이 생긴다고 느꼈을 때 스킬과 엑소스파인, 기어의 구성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종전과는 판이한 방법으로 보스와의 전투를 치룰 수 있다. 

특히나 연출이 수준급이다. [캡처=이지웅기자]
특히나 연출이 수준급이다. [캡처=이지웅기자]
원거리 공격으로만 공략해야 하는 기믹의 보스도 존재한다. [캡처=이지웅기자]
원거리 공격으로만 공략해야 하는 기믹의 보스도 존재한다. [캡처=이지웅기자]
일반 네이티브와의 전투에도 역동성이 살아 숨쉰다. [캡처=이지웅기자]
일반 네이티브와의 전투에도 역동성이 살아 숨쉰다. [캡처=이지웅기자]

전투 시스템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도 훌륭하다. 이펙트는 화려하고, 사운드는 옹골차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답게, 듀얼센스의 기능도 십분 활용됐다. 타격, 방어, 회피, 스킬 사용, 심지어는 걸음걸이에도 디테일한 진동이 구현돼 있다. 

전투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 반드시 고도의 ‘피지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초회차에 스토리 모드와 일반 모드를 제공한다. 이 때 스토리 모드에서 액션 어시스트 기능을 제공하는 데, 이를 활성화시키면 회피와 방어의 타이밍을 직접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초심자가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으면서도 ‘스텔라 블레이드’가 가지고 있는 전투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끔 해 놨다. 

음악에도 ‘스텔라 블레이드’만의 매력이 묻어 나온다. 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채택함으로써 분위기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휴식 포인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해당 장소가 안락한 곳이라는 점을 청각적으로 어필한다. 또한 보스전에서도 보스의 특색과 게임 내 상황, 배경에 ‘찰떡’같은 음악을 넣음으로써 고양감을 불어 넣는다. 

분량도 넉넉한 편이다. 일반 난이도 기준으로 엔딩을 보는 데 총 24시간이 걸렸다. 유출된 트로피 리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멀티 엔딩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기자는 모든 ‘떡밥’이 풀리지 않은 엔딩을 봤다. 

이러한 점만 뜯어보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다. 다만 이외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이 게임의 매력을 저해시키는 감이 있다. 

독특한 감상을 자아내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월드. [캡처=이지웅기자]
독특한 감상을 자아내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월드. [캡처=이지웅기자]

가장 아쉬운 부분은 맵의 디자인이다. 외형적으로는 확실한 개성을 갖추고 있다. 기계적이면서 딱딱해 보이는 월드에 뒤틀린 유기체의 모습을 한 네이티브를 배치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아이러니컬한 매력을 뿜어낸다. 

플랫포머와 퍼즐은 매력이 떨어진다. [캡처=이지웅기자]
플랫포머와 퍼즐은 매력이 떨어진다. [캡처=이지웅기자]
네이티브가 몰려 있는 구역에서 전투의 피로도가 수직 상승한다. [캡처=이지웅기자]
네이티브가 몰려 있는 구역에서 전투의 피로도가 수직 상승한다. [캡처=이지웅기자]

문제는 이를 구성하고 있는 알맹이들이다. 우선 맵에 존재하는 플랫포머, 퍼즐 콘텐츠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일례로 플랫포머 콘텐츠의 경우, 맵에 존재하는 박스를 옮겨서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박스를 옮기는 속도가 현저히 낮아 답답한 느낌을 준다. 또 ‘모르면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진 구간도 있다. 게임 안에서 별도로 힌트를 주기는 하지만 설명이 빈약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외에 존재 의의가 희미한 퍼즐 요소가 꽤나 많다. 대다수는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인상이다. 

또한 네이티브의 밀집도가 높은 상황이 종종 있다. 이 경우에는 ‘스텔라 블레이드’가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도 호쾌한 전투의 매력이 반감된다. 합을 주고 받는 공방은 불가능해지고, 다만 광역 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스킬만을 남발하게 된다. 이 군집에 대처가 힘든 공격 패턴을 사용하는 네이티브가 있는 경우 피로도가 더욱 늘어난다. 황무지 지역의 ‘포탑 드로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첫 포탄 공격을 방어하는 데 실패했을 경우 꽤나 큰 경직에 걸려 이후의 후속 공격에 대처할 수가 없다. 이 와중에 해당 네이티브와 주로 짝을 이루고 다니는 ‘구형 드로이드’의 공격까지 합세될 경우 속수무책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는 일자식 진행 구성을 따르는 스테이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세미 오픈 월드 스테이지에서 이러한 점이 피로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맵의 넓이에 비해 부족한 이동 및 부활 포인트도 문제다.

분명히 숨겨진 '꿀잼' 포인트들이 존재는 하나, 이를 찾는 데 까지의 과정이 다소 험난해 탐색의 동기와 재미가 다소 떨어지게 된다. 이는 세미 오픈 월드라는 형식의 존재 의미를 희미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오픈 월드 방식을 채택한 '엘든 링'의 경우 부활 포인트의 위치 단서를 계속해서 제공해주고, 탈 것을 도입해 탐색의 피로도를 상당 부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탐험의 동기를 같은 텐션으로 유지시켰으나, '스텔라 블레이드'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부재하고 있다. 디테일이 아쉬운 느낌이다.

특히 특정 구간에서는 ‘솔라 타워’에 전원을 공급하기 전까지는 부활 포인트가 비활성화 돼있는 경우가 있다. 시작 지점과 ‘솔라 타워’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 아니여서, 가는 길에 사망에 이르러 첫 시작 포인트에서 ‘솔라 타워’까지 오고 가는 과정은 지루함과 피곤함을 안겨준다. 

다소 어색한 표정도 몰입도를 낮춘다. [캡처=이지웅기자]
다소 어색한 표정도 몰입도를 낮춘다. [캡처=이지웅기자]

스토리도 크게 인상적인 편은 아니다. 특히 ‘니어’ 시리즈를 플레이 한 경험이 있다면, 스토리의 큰 줄기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캐릭터의 매력과 개성이 특출나지도 않다. 외형만으로도 특별한 감흥을 주는 네이티브와 달리, 메인 캐릭터들의 생김새는 ‘K-게임’의 문법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 대사와 행동양식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구축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주변 인물들의 구체적인 서사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여기에 한국어 더빙도 약간 어색하다. 이에 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이야기를 형성하기 위한 도구로 소모되는 느낌이 든다. 

이외에도 편의적인 부분에서 소홀한 부분이 있다. 근거리에 있는 오브젝트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스캔'의 지속시간과 재사용 대기시간을 업그레이드 요소로 빼놨고, 퀘스트 마커를 동시에 찍어둘 수 없는 등 사소해 보이면서도 불편함을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 있다. 

총평: 매력은 확실하다. 전투, 특히 보스전의 경우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구성의 문제에서 오는 높은 피로도, 다소 기시감 있는 스토리 등 다양한 단점들이 아쉬움을 자주 남긴다.

별점: ★ ★ ★ ☆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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