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연기관차 연료 다양화, 산업과 농업 분리해 탈탄소 정책 적용, 중국 견제 기조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브뤼셀=현지시간) 중도우파 성향의 범유럽 정당인 국민당(European People’s Party, 이하 EPP)은 7월 1일, 유럽연합(EU) 의 그린 딜이 2024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취할 정책의 초안을 발표했다.
EPP 당 정책 초안은 향후 5년 동안 EU 집행위와 의회의 정책적 방향을 미리 시사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정계와 경제계가 예의주시한다.
EEP의 당원들은 포르투갈 카스카이스(Cascais)에서 오늘 7월 2부터 5일까지 4일 동안 ‚스터디 데이스(Study Days)‘ 정당 전략회의 행사에 참여해 다가올 5년 동안 정치, 경제, 법률, 환경 및 외교적 쟁점과 정책을 구상하고 토론하는 전략 회의에 돌입했다.
이 행사에는 지난 6월 9일 실시된 유럽 의회 선거(European Parliament Election)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 범유럽 집권당인 EPP 당 소속 27개 EU 회원국을 대표하는 유럽의회 의원 187명이 참석한다. 이번 선거 후 연정 협상 작업에 한창인 EPP 당 대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사실상 차기 EU집행위원장으로 세 번째 연임을 앞두고 있다.
♢ 그린 딜 원칙 고수하되 융통성있게 세부 법안 및 정책 조정・변경될 것
오늘인 7월 2일 행사의 막을 올리며 EPP가 발표한 향후 5년 우선 정책안 초안 문서 ‚5대 계획(5 Point Plan)‘은 대체로 이제까지 추진해오던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시대를 마감하고 청정 녹색 에너지 시대로 이행한다는 기존의 EU 정책을 오는 2030년까지 유지하는 한편, 그 같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 사안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PP 당은 기본적으로 그린 딜 정책을 반드시 준수해 녹색 경제 성장 전환 계획을 변함없이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신념을 재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그러기 위해서 EU는 ‚기술적 중립성(technological neutrality)‘ 원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핵심 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EU가 지원할 핵심 미래 녹색 기술로 수소 연료,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투자, 국제 탄소 거래 시장 규제법 제정, 심플한 테크-중립적 실용적 저탄소 수소 연료의 기술적 정의 수립이 지목됐다.
♢ 유럽 3개 산업수출국 —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 경제적 이해 고려해 그린 딜 정책 수정 가능
또, 이번 EPP가 발표한 정책 초안은 이제까지 EPP가 야심적으로 추진해오던 EU의 내연연료기관차 판매 금지 조치에 대한 수정안 제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금지 조치는 융통성 있게 재조정될 것을 보인다. 내연기관 중고차 시장은 탄소제로 법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는 2035년까지 유럽연합에서 오로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의 대안적 청정 연료 만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탄소중립 법안은 이미 EU 의회에서 정식 법안으로 통과된 상태다. 이에 대한 유연한 보완책으로써 EPP는 이 법안에 e-퓨얼, 바이오퓨얼, 저탄소 배출 퓨얼 등 기타 대안적 청정 연료를 추가 도입하는 새 에너지 전략을 추가하는 쪽으로 법안 수정을 추진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 해석된다.
또, EPP는 에너지 부문 경제와 연관해 한층 전반적인 정책으로써 유럽연합 경제권 내 청정에너지 산업 분야 기술 혁신과 일자리 확대를 위한 투자, 탄소 중립적 비즈니스에 대한 규제 완화 및 면체 혜택, 국경 간 전력 및 천연가스 송수신 인프라 투자, 핵심원자재 확보를 위한 EU 차원 전략 수립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 ‚환경 보호와 천연 자연 보존’ — 국제 무역 경쟁 무대서 도덕적 우위로 내세울 듯
이번 정책 초안은 EU 그린 딜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문구 보다 ‚유럽적 생활 방식 유지’라는 가치관 강조와 유럽 농부들의 이해 보장의 연장선상에서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당위가 자주 언급돼 EPP가 올 선거 결과 드러난 범유럽적 정치적 우익화와 자국 이득보호 추세를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문헌의 일부에서는 EU는 환경 보호의 최전방을 주도하는 한편 ‚외부 제3 국가들, 특히 중국이 유럽의 높은 환경 보존 표준을 착취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는 경고의 구체적인 경고의 문구도 눈에 띈다.
또, 천연 자연과 생태계 복구 법안 — 가령, 야생 늑대와 곰 보호법 — 과 농업 공해법을 현 산업 공해배출 감축에 대한 지침(Industiral Emissions Directive)으로부터 분리해 집행해야 한다고 제안한 점도 유럽 농업과 농부들의 이해를 고려한 제안으로 보여 주목된다.
반면, EPP 제안에 따르면, 이제까지 EU 의회에서 논란이 돼오던 범유럽적 삼림 파괴 및 황폐화 규제 법안(EU Deforestation Regulation) 입법화는 당분간 보류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