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최근 임직원 근무기강 확립과 보상 방향성 수정 등에 나서고 있다. 유연근무제 및 재택근무자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집중 근무시간을 지정해 업무 외 개인 활동을 금지하는 등 대대적인 업무환경 쇄신에 나선 것.
하지만 일각에선 "업무 환경 개선이 진즉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었다며 "비상경영까지 치닿은 상태에서야 변화를 꾀하는 것이 다소 늦은 조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에서야 롯데면세점이 업무환경 쇄신에 나섰으나, 사내 문화에 대한 내부적인 불만은 꽤 오랬동안 지속돼 왔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롯데면세점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운영 효율화 및 성과 중심의 경영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비상경영 체제 지침'을 사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해당 지침은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다채로운 변화를 예고했는데, 특히 ▲임직원 근무기강 확립 ▲예산관리 및 규정 강화 ▲임직원 보상 합리화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임직원 기강 확립을 위해선 유연근무제 및 재택근무자 모니터링을 실시하도록 하고, 오전 중 2시간 30분(9시~11시 30분)과 오후 2시간(14시~16시)을 집중 근무시간으로 지정해 해당 시간 동안 흡연, 업무 목적 외 티타임 등을 금지하도록 했다.
이어 개별 업무 이행 정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회의를 줄여 실무 효율성도 높이겠단 방침이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비용 삭감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50% 줄이기로 했다. 해외 출장 관련 비용도 축소시켰다.
더불어 임직원 보상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고성과자 중심의 보상 및 복지 효율성 제고에도 나섰다.
한편 사내에선 이와 같이 업무 환경 및 사내 문화 개선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촉구의 목소리는 꽤 오래전 부터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수년 전부터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리뷰가 누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부정적인 리뷰에선 워라밸(업무와 개인의 삶의 균형)이 좋으나, 업무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사내문화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롯데면세점의 현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일하는 사람만 손해보는 이상한 회사"라며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내는 순간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온갖 업무를 다 시킨다"고 호소했다.
또한 직원 B씨는 지난 2021년 "문제를 다 알면서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며 "퇴사를 준비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직원 C씨도 "일을 못하면 일을 더 안시킨다"며 "월급 루팡(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월금을 축내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열심히 해봤자 보상이 없어 그럴 바에야 놀아버린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나서야 업무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에 "회사가 번창하던 시절 형성된 성과급이 동종업계 대비 높은 편"이라면서도 "근속년수가 높은 직원들이 많은 만큼 그간 업무환경 변화에 보수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소 늦은감이 있으나, 이는 차후 성장을 위해 꼭 해결했어야하는 과제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