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지시로 '삼성 경영권 승계' 문건을 작성해 보고했다는 전직 행정관들이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청와대에서 쏟아져 나온 이전 정권이 생산한 문서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8월 4일로 예정됐던 이 부회장의 결심 기일은 7일로 미뤄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 증인신문 일정도 7월26일에서 8월 2일로 연기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을 진행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열릴 예정인 이 부회장 재판에 문건과 관련된 전직 청와대 행정관 2명을 증인으로 부른다. 두 사람은 파견 종료 이후 현재 검찰과 부처로 각각 복귀했다.
당초 26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28일 이 부회장 신문을 마친 후 8월 4일 결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1일 특검이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 16건을 증거로 제출하며 일정이 조정됐다.
특검이 증거로 신청한 문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 삼성의 현안에 관한 사실을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자료라고 특검측은 주장했다.
특검과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발견된 민정비서관실 문건을 넘겨받아 조사하던 중,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던 모 검사로부터 일부 문건을 본인이 작성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또 복지 분야를 담당했던 행정관도 문건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우병우 전 수석은 해당 문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문건이 발견된 이후인 지난 17일 우 전 수석은 문건 존재를 아는지에 대한 질문에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날(24일) 재판에 출석하면서도 우 전 수석은 "지난번에 답변드렸다"고 답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