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의 작업장이 활개치고 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큰 재미를 봤던 작업장들이 모바일게임 '리니지M'으로 그대로 옮겨와 국내 게임 업계의 생태계를 교란 중이다.
유튜브의 한 BJ는 '리니지M' 작업장의 한 달 수익을 공개했다. 정확하게는 '실험을 했더니 얼마의 다이아가 벌리더라'는 내용인데, 한 달 4,500만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셈이 나왔다.
작업장의 무대는 PC다. PC상에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앱플레이어를 설치해두고, '리니지M'을 수십 개 실행시켜 '다이아' 노가다를 계속하는 형태다.
자리를 잡고 최고급 철, 최고급 가죽 노가다를 통해 거래소에서 '다이아'와 교환하는 방식인데, 1계정 당 300 다이아, 10개를 동시에 돌린다면 하루 1컴퓨터 당 3,000 다이아를 획득할 수 있다. 이는 한화 7.5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이고, 컴퓨터 10대면 75만원, 20대면 하루 150만원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 BJ의 설명. 한 달이면 4,500만 원으로 웬만한 소기업 수준이다.
노가다 작업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50레벨 정도면 1시간에 한번만 봐주면 될 정도로 쉽다는 것이 해당 BJ의 설명이다. 작업장이 활동하기 쉬운 천혜의 시스템과 환경을 갖춘 셈이다. 다른 한 유저는 “공 기계로 한 계정만 자동사냥 돌리는데 벌써 현금 환산하면 30-40만원 벌었다”며 “직장 다니면서 한 계정으로 라이트하게 즐겨도 이 정도인데, 작업장 판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작업장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엔씨소프트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작업장'이라는 이유로 42만개 가량의 계정을 영구 제재했다. ‘리니지M’ 운영정책의 제재기준표에는 ‘작업장’에 대해서 명시하고 있다. 영리 목적을 위하여 다수의 계정으로 조직적, 집단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행위, 다수의 불법 프로그램 사용 또는 사행행위를 통해 부당하게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이동 및 현금화 하는 행위를 ‘작업장’이라 명시하고 제재를 한다는 것.
이 조치로 어플 분석 사이트 앱에이프 기준, 13일 '리니지M'의 DAU는 전날에 비해 10만 명 이상이 빠졌다. 하지만 다음 날인 14일 DAU는 다시 평소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엔씨의 작업장에 대한 조치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5일 현재도 아이템 매니아의 '리니지M' 관련 게시판에는 작업장으로 보이는 거래 관련 게시물이 1분에 약 100개 이상이 올라오고 있을 정도로 활기를 띄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생색만 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유저들이 피부로 느끼는 작업장의 수는 생각보다 크다. 판도라08 서버의 한 유저는 17일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과연 유저가 700만이겠냐, 작업장이 600만 명은 되겠다"며 "PC게임으로 업적 올렸으면 적어도 모바일은 '상품' 아닌 '작품'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실망"이라며 작업장이 활개 칠 수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한 엔씨소프트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윤진원 글로벌커뮤니케이션실장은 "리니지M 출시 이후 작업장 계정으로 의심되는 41만 6천개의 계정에 이용 제한 조치를 취했고 지속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작업장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처벌받을 수 있는 불법행위로 엔씨소프트는 작업장 근절을 위해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