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 파동으로 유통 업계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갑질 논란과 강화된 공정위의 조사로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계란 파동으로 인한 타격도 일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SPC, CJ푸드빌,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등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료 프랜차이즈 그룹을 거느리는 그룹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버거팅, 미스터피자 등은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음식혐오로까지 번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SPC는 지난해 AI계란 파동시 직원들을 동원해가며 계란 수급하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최호식 회장의 호식이 두마리치킨, 정우현 회장의 미스터피자, 윤홍근 회장의 제네시스그룹등은 오너의 갑질로 이미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겪은 바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식음료 프랜차이즈라면 모든 업체가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까 우려하고 있다. 계란 수급 또한 차질이 생길수밖에 없을 전망"이라고말했다.
정부, 15일부터 3000마리 이상 산란계농가 계란 출하 금지
정부는 15일부터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산란계 농가의 계랸출하를 금지시켰다. 17일까지 1430곳의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계란을 유통하는 유통업계와 마트 및 계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업계에서 '계란 파동'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16일 오전 기준검사를 완료해 적합판정을 받은 241개 농가에 대해 대형마트 등의 시중 유통을 허락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적합 판정을 받은 241곳에 대해 증명서를 발급할 방침이다. 이들 농가가 유통하는 물량은 전체의 25% 정도다.
그럼에도 유통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의 특성상 어느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계란의 경우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길어야 2~3일분의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검사가 완료된 계란에 대해서는 이날 대형마트 등의 시중 유통을 허락했고, 17일 까지는 100% 전수조사를 완료해 18일 부터 합격품들이 정상적으로 유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사가 장기화되거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농장이 다수 발견될 경우 계란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수급이 정상화 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생긴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 프랜차이즈, 대응책 마련에 발빠른 움직임...맥도날드 판매 중단
맥도날드의 경우 살충제 논란이 발생하자 '에그 맥머핀', '골든 에그 치즈버거' 등 7개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정부는 맥도널드 외 업체들의 계란 샘플도 조사했으나,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판매 중단한 제품들의 판매를 빠르게 재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계란 사용이 많은 제빵 업계도 대처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비축분으로 2~3일 정도는 버틸 수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피해는 불가피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 역시 자체조사를 벌여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고 정부의 전수조사를 마치는 대로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유통마트들은 이르면 오늘(16일) 중으로 적합판정을 받은 제품에 대해 유통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엎친데 덮친격이다. 최근 가격 인상 논란, 오너 성추행 논란 등 끊임없는 논란에 중심에 섰다. 그런 가운데 계란 파동으로 치킨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떨어질까 안절부절이다.
계란 생산용으로 사육되는 산란계는 치킨용으로 공급되는 육계와 달라 먹어도 무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치킨에 대한 공포도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한편,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농가는 경기 광주시, 남양주시, 양주시, 강원 철원군, 전남 나주시, 충남 천안시 등 6곳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