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점유율을 높여온 중국의 화웨이가 마침내 애플을 제쳤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스마트폰 월간 보고서, 마켓 펄스 8월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가 6월과 7월에 처음으로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 애플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업체들의 8월 판매량이 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6,7,8월 연속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많이 팔린 모델 톱 10에 3위(오포 R11), 4위(오포 AS7), 6위(샤오미 홍미 노트4X)에 중국업체들이 올라 중국 스마트폰 강세를 과시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5위(갤럭시S8), 7위(갤럭시S8플러스), 9위(갤럭시J7프라임),10위(갤럭시A5 2017)을 톱 10에 올렸으며 LG전자는 한 모델로 톱 10에 올리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의 이번 성과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저변 확대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R&D와 제조부문에서 꾸준히 투자한 노력과 공격적 마케팅, 그리고 판매망 확장이 맞물려 이루어 낸 성과로 평가했다.
아이폰의 신제품 출시가 임박한 점을 감안하면 화웨이의 실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동안 화웨이가 보여준 성장의 속도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카운터포인트는 다만, 현재 중국과, 유럽, 남미, 중동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남아시아, 인도, 북미 시장에서의 약세는 화웨이가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브랜드의 강세는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중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성공요인은 스마트폰 디자인, 제조 역량, 다양한 기능 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판매망 및 협력업체를 통한 홍보, 마케팅에서 한발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중국 브랜드들은 입지는 글로벌 공급망과 유통망 그리고 앱 개발사들에게 있어 삼성이나 애플에 뒤지지 않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임수정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최근 자사의 브랜드 마케팅에도 매우 신경을 쓰고 있으며, 업체별로 다른 유통/판매 전략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는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망 위주의 판매 전략을 보이고 있으며, 오포 및 비보의 경우에는 오프라인 판매망 구축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7월 제품별 판매량에서 애플의 아이폰7과 7플러스가 여전히 베스트셀러 선두의 위치를 지켰다. 오포의 플래그쉽 모델인 R11과 중가 부문의 A57 모델이 각각 3위와 4위에 나란히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부상한 것이 눈에 띈다.
한편 화웨이가 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면서도 화웨이의 제품이 상위 10위에 하나도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눈에 띄는데,
이는 화웨이의 SKU 포트폴리오의 분산과 독보적인 인기모델이 부재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양한 시장 부문에서 고르게 경쟁할 수 있었지만, 이 점이 전체적인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화웨이가 향후 지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오포와 샤오미가 제품 수를 줄이는 대신 마케팅을 집중하는 전략을 보였던 것처럼 화웨이도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해 제품라인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박진석 애널리스트는 “몇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애플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8월이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글로벌 정기 프로모션인 'Back to School'프로모션이 7월 북미에서 시작되어 8월 유럽 및 기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고 9월에는 신제품발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화웨이의 글로벌 2위 경험은 화웨이의 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는 있어 보인다. 유리 천장 같았던 애플을 앞질러 본 경험은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전망했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