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7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한국산 세탁기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데다 대상품목을 태양광, 반도체, 청소기, 자동차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산 등 수입 태양광전지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 권고키로 한 점을 감안할 때 한국산 태양광 제품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으로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수입 태양광전지와 관련한 ITC의 권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는 태양광전지에 대한 ITC의 관세부과 권고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시 예상되고 있는 양국 간 한·미FTA와 통상 관련 협상에 있어 일종의 압박용 내지 협상용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태양광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지난해 미국에 12억 달러 어치 태양광전지를 수출해 현지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 중인 한화큐셀을 비롯, LG전자, 현대그린에너지 등 국내 업체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현재 공급과잉 상태를 보이는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들만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ITC가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산 태양광 모듈·셀 수입에 대해 구제조치 판정을 내리자 산업부와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대책회의를 열고 ITC 구제조치 판정에 대한 파급 영향과 향후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내 태양광 업계는 현재의 낮은 마진율 감안할 때 30∼3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수출업체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희생양으로 청소기, 반도체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발행한 ‘미국 가전산업 현황 및 이슈’ 보고서는 한국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청원을 낸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한국산 청소기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미국 반도체업체 테세라와 넷리스트가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해 특허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한 상태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