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계 큰 손으로 꼽히는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H&B(Health&Beauty) 사업을 확장하면서 업계 2위인 왓슨스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현재 롯데는 ‘롭스’, 신세계는 ‘부츠’ 드러그스토어를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가진 유통 노하우를 살려 드러그스토어 사업 확장을 꾀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어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은 70%를 훌쩍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위인 왓슨스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H&B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H&B 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 1500억원, 2013년 632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1조 2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조 7000억원 규모로 약 30%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시장규모가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5년 이내엔 3조원을 훌쩍 넘는 대형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의미의 유통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유통업계에게 드러그스토어는 전망이 밝은 영역인 셈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H&B 사업분야의 후발주자임에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업계 내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의지다. 현재 올리브영은 현재 1070여개 매장으로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그 뒤로 GS리테일 왓슨스가 189개, 롯데쇼핑 롭스가 96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10개의 '부츠' 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의 롭스는 올해 창립이래 최대 신규매장을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신동빈 롯데회장이 강조 해온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강화의 주요 ‘키’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롭스는 올해 50개의 신규매장 출점을 예고했다. 이는 기존 매장수 대비 약 50%에 해당하는 수치로, 신규출점매장까지 합치면 총 146개의 점포가 운영될 전망이다. 업계 2위인 왓슨스의 매장수와 불과 39개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여러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한 ‘옴니채널’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사업전략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 외에도 롯데그룹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몰, 가전양판점,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여러 사업군을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상품 구매 절차를 통합하는 공동구매 체제를 구축하고 결제방식, 물류, 고객관리 등을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의 ‘부츠’는 기존 드러그스토어와는 차별점을 둔 사업전략을 구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츠는 ‘슈에무라’, ‘베네피트’, ‘아베다’, ‘르네휘테르’ 등 고급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 ‘럭셔리 드러그스토어’를 구상하고 있다.
거기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올리브영·왓슨스·롭스와 ‘같은 듯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부츠’에서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 ‘넘버세븐’, ‘솝앤글로리’, ‘보타닉스’ 등과 함께 이마트 PB브랜드인 노브랜드, 피코크, 센텐스 등을 판매중이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