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차기 사장에 ‘대우 맨’ 선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은 해외부실로 호반건설로의 매각이 불발된 책임을 물어 사장 및 본부장급(전무급) 인사 12명 중 6명을 ‘깜짝’ 교체했다. 토목사업본부장을 비롯해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조달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품질안전실장 등 5개자리에 각각 직무대리 임명이 단행됐다.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이번 인사에 대해 KDB산업은행이 매각 무산의 책임을 대우건설 임원들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교체된 대상자 대부분이 부실이 발생한 모로코 프로젝트와 직접적 관련이 없고, 정작 관련 본부장이 유임된 것도 불만을 키우고 있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차기 사장 후보 물망까지 올랐던 이훈복 사업총괄 전무마저 교체 대상에 포함되며 인사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됐다. 해외부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문선 부사장(사장 대행)은 1987년 산업은행에 입사한 산은 맨 출신이다.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을 지내다 지난해 대우건설 CFO로 부임했다.
송 부사장은 박창민 전 사장이 지난해 8월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연루돼 사퇴한 이후 사장 대행을 맡았다. 박 전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출신으로 한국 주택협회장을 지낸 외부 인사다. ‘대우맨’ 출신 사장은 아닌 셈이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대우건설 본부장급 이상 임원 40여명과 개별 면담을 벌이며 사장 자리에 적합한 인사에 대한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4명 정도의 유력후보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의 사장을 잘 아는 ‘대우맨’ 출신이 사장에 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외부 출신의 사장들의 임기동안 여러 가지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대우맨이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무엇보다 기업 문화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직원 소통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부 출신 사장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단행에 대해서는 “비정기 인사이긴 했지만 원래 인사가 나면 뒤숭숭한 분위기다”며 “자리를 잡아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 천천히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사장 취임은 △사장추천위원회 △지원자 모집 △서류검토 △후보 선정 △면접 △이사회 사장후보 추천 △이사회 결의의 절차로 진행된다. 대우건설 관계자에 의하면 사장 취임에 대한 임시총회는 아직 예정돼지 않았지만 몇 달 후에 열릴 예정이다.
이지현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