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등 기업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증권은 유난히 1위를 하지 못하는 계열사 중 하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61개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가전, 반도체, 건설, 보험 등 거의 모든 업계에서 1위를 자랑하는 삼성이지만 증권만은 예외다.
삼성증권이 ‘삼성’을 등에 업고도 업계 리딩 기업이 되지 못해 자존심이 상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군다나 최근 불거진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로 삼성증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다스 소송비 대납, 장충기 문자 등으로 인한 삼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피며 좀처럼 어깨를 피지 못하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우리사주 배당사고로 2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증권이 추진하려던 초대형 IB(투자은행)사업 역시 사실상 물 건너갔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를 보유한 임직원 2018명에게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잘못 입금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직원 16명은 이중 501만 2000주를 팔아 치웠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의 주가는 한때 11% 넘게 급락하며 국민연금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등 연기금에도 손실을 입혔다.
삼성증권은 당일 주식을 판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장중 최고가로 보상하겠다고 방침을 밝히며 지난 14일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부서장 200여명은 서울 서초금융연수원에서 자성결의대회를 열어 반성문을 작성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은 11일부터 19일까지로 예정됐던 삼성증권 배당사고 현장검사를 오는 2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는 위반 정도에 따라 과징금·과태료, 기관경고·주의, 영업정지, 임원에 대한 해임권고, 영업정지, 인가취소 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태로 삼성증권은 단순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