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지난해 말 3000억원 규모의 모로코 사업 손실 및 호반건설과 M&A 실패로 인한 대규모 인사 물갈이에도 불구, 지난 1분기 실적이 역대 1분기 실적 중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해외 부실을 털어오며 예상 가능한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일 모로코에 발생한 우발 손실에 대해 “일부 부품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지난 4분기 영업이익에 부품을 다시 발주하면서 예상되는 손실이 반영된 일회적인 비용이었다”며 “지속적으로 해외사업 쪽의 부실을 털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손실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1분기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주택사업을 꾸준히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해외사업도 수익성을 중점으로 두고 사업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 성적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내부적으로 대규모 인사 물갈이 등 다양한 부침을 겪어온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사업 손실의 책임을 물어 경영진 12명 중 절반이 회사를 떠나고 매각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안정적인 영업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높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신임 사장 공모 접수를 마쳤는데, 향후 신임 사장의 행보에 따라 대우건설의 사업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5개 증권사가 최근 3개월 내 제출한 올해 1·4분기 대우건설 실적전망을 종합한 결과, 영업이익은 평균 1441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전망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최대 1551억원이라는 의견부터 1290억원까지 제시됐다.
이대로라면 대우건설은 작년 마지막 분기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2211억원)보다 35%가량 줄어들지만, 역대 1분기 실적 중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편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지난 2월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로코 사피 발전소 손실이 발생하며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산은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달 19일 본부장급 임원 11명 중 6명을 해임했다.
이지현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