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금융권 중에서는 경협이 구체화 될 수록 농협이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농업기반 국가인 북한에서 농협과 같은 조직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에서 사상 첫 북미회담을 가졌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도 원할히 진행되고 있어 향후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때보다 높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비롯한 시중 은행들도 북한 진출 방안을 모색중이지만, 경협이 구체화 될수록 농협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농가 비중은 전체의 약 40% 정도로 추산된다. 농업기반 국가임에도 여전히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농협과 같은 조직의 활성화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농업분야가 남한에 비해 낙후됐기 때문에 농지개혁이나 농지간척사업 등에 자금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농협과 같은 조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 금융모델인 농협이 북한의 상황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 남북회담 이후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인 농어촌공사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협중앙회 등은 북한과의 경협 사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쌀·비료 지원을 비롯해 북한 내 융복합 농업단지 조성, 산림복원 사업 등이 포함됐으며 농협은 농산물 유통, 물자 반입 등에 대해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은행의 북한 진출도 시중 은행들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금강산 관광 활성화로 지점을 낸 농협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달러 환전 업무를 담당했다. 금강산 특구 내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예금과 대출 업무도 했다.
그러다 2008년에 발생한 금강산 피격사건 이후 관광이 중단되면서 2009년에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농협은행은 지점 폐쇄가 아닌 업무중단을 했다. 농협은행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지점을 다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 농업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여로모로 농협의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경협관련 사업의 경우 중앙회 차원에서 검토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