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대출금리 조작 사실이 확인되면서 피해관계자들의 민형사 소송으로 번질 조짐이다.
금감원은 올해 2~3월중 9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한국씨티·SC제일·부산은행이 검사 대상이다.
일부 은행은 대출금리의 핵심 변수인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대출자의 소득 금액을 줄이거나 담보가 없는 것처럼 꾸민 사실이 적발됐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의 이같은 검사결과에 대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5일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바른미래당은 금리조작을 저지른 시중은행들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법 개정 그리고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들이 전산을 조작하고 높은 금리를 소비자들에게 물린 행위는 형법상 사기와 사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은행법상 제재조항이 없다는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은행들에 대해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지난25일 은행 대출금리 검사를 믿을 수 없어 소비자 공동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금융위와 금감원는 더 이상 믿을 수 없고 청와대와 감사원, 공정위 등이 나서 즉각 은행들의 전면적인 금리운용시스템을 검사에 나서야 할 단계”라며 "금감원 발표 즉시 정보공개청구를 했고 앞으로 본 건의 피해자들을 사례를 수집 분류해 피해보상을 추진하고 제대로 안되면 대규모 소비자 공동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은행들의 문제도 문제지만 "산정된 금리를 소비자 모두에게 차별 없이 공정하게 적용하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기본적 책무인데 이를 전혀 안 한 것이 문제"라며 "마치 일부 영업점에서 착오처럼 잘못 운용된 듯한 발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성명을 내고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서민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대출장사도 모자라 대출금리 조작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비판했고, 민생경제연구소는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이들 은행 대상으로 한 민형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가계자금대출 중 1만2천여 건의 이자 약 25억원을 과다 수취했다. 고객정보 전산등록 과정에서 고객의 연소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소득금액을 누락하거나 더 적게 입력해 가산금리가 부과됐다고 해명한 상태다.
한국씨티은행은 2013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취급한 대출 중 일부 담보부 중소기업대출에 신용원가 적용의 오류로 인해 총27건, 25명의 고객에게 총1100만원의 금리가 과다 청구돼 7월 중 해당 대출 고객에 대한 이자 환급을 실시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점검대상 기간인 2012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약 690만 대출취급 건수 중 일부 영업점의 최고금리 적용오류 건수가 총 252건(0.0036%,가계대출 34건, 기업대출 18건, 개인사업자 대출 200건), 고객수 193명(가계대출 34명, 기업대출 159명), 환급대상 이자금액이 약1억5천8백만원으로 밝혀진 상태로, 빠른시일 내 과다청구 이자금액을 환급할 예정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