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연기금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 포스코대우에 대한 30만 유로 규모의 투자를 철회했다.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이사 파우아에서 팜유 농장을 운영하며 약 8200만평(2만7239ha)의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원주민들과의 토지 분쟁에 얽혔다는 이유다.
이번 투자 철회가 큰 규모는 아니지만, ABP는 모회사인 포스코에 1억5700만 유로를 투자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제 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의 글렌 유로윗츠 회장은 ABP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글로벌 대기업인 포스코에게 30만 유로는 푼돈에 불과하다. ABP는 그린워싱을 멈추고 산림파괴와 싸우는 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네덜란드 환경단체 지구의 벗 네덜란드(Friends of the Earth Netherlands) 롤프 쉬퍼 국장은 "노르웨이는 포스코의 대규모 산림파괴와 토지 수탈 문제를 게임처럼 대하지 않았다. ABP가 네덜란드 시민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면 산림파괴로 악명 높은 포스코와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3470억 유로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ABP는 올해 초 산림파괴 기업 포스코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네덜란드 언론을 통해 연달아 보도되면서 자국민들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또한 해외 개발 사업을 하며 저지른 대규모 환경파괴와 인권침해 문제로 국내에서 강력한 항의에 직면해있다.
환경파괴에 대한 비난에 국부펀드가 포스코를 투자제외 대상에서 제외한 예는 또 있다.
2015년 세계적인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GPFG)은 내부 윤리 위원회에서 진행한 철저한 조사 결과를 수용해 포스코대우와 모회사인 포스코 모두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활동가는 “이미 지난해에만 20개가 넘는 기업이 포스코대우가 ‘산림파괴 금지 정책(NDPE)’을 채택하고 준수할 때까지 공급처나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포스코대우는 여전히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포스코는 자신의 파괴적인 사업방침이 세계에서 활약 중인 다른 한국 기업의 명예를 실추 시키는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 환경,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업방침을 재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