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경영체제, LG 부회장단 6인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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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경영체제, LG 부회장단 6인의 운명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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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바람부는 LG...나이, 경영 실적 등 따라 운명 갈릴 듯
구광모 경영체제의 조기 안착 작업이 가속화됨에 따라 세대교체 바람과 함께 LG 부회장단 6인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구본무 회장 타계 후 구광모 4세 경영체제가 들어서자 주목받은 LG 부회장단 6인방은 현재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일컫는다.
 
우선 최근 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서 (주)LG로, 하현회 부회장은 (주)LG에서 LG유플러스로 두 사람이 자리바꿈을 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 인사였다.
 
권영수 부회장이 구광모 체제의 LG그룹 2인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으로 재계는 입을 모은다. 권영수 부회장이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된 데 이어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이 확정됨에 따라 구광모 친정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중심의 새로운 경영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주회사를 이끌 새로운 COO를 선임한 것"이라며 "권영수 부회장은 구 회장을 보좌하며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 지원과 LG의 미래 사업 등을 준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경험은 물론 재무통이자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높인 산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부회장 5명의 향방은 오는 11월 또는 12월 예상되는 연말 인사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적어도 1~2명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 나돌고 있다. 재계에서는 나이와 경영 실적 등이 6인방의 인사 조치에 영향을 주게 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영 실적은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이기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 나이의 경우는 구광모 회장이 40세로 젊다는 점에서 부회장단의 젊은 피 수혈을 통한 인적 쇄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재계는 물론 LG그룹 내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4세 경영체제를 맞아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는 구본무 회장 등장 시에도 젊은 인재 등용을 통한 그룹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사례를 주목하기도 한다. 지난 1995년, 50세 나이로 그룹 총수에 등극한 구본무 회장은 3세 경영체제를 조기 안착시키기 위해 럭키금성그룹에서 LG로 브랜드 교체에 이어 젊은 인재 파격 인사 등을 통해 초우량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한 바 있다.
 
기존 부회장 6인방이 모두 60대 나이이지만 그 중 권영수 LG 부회장이 57년생(61세)으로 나이가 가장 적다. 이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56년생,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55년생,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53년생,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52년생이다. 나이로 보면 박진수 부회장과 차석용 부회장이 불리한 여건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 대신 60대 이상의 부회장단들을 대거 유임한 것은 당시 구광모 상무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을 때까지 보필하는 역할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그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구본무 회장 생전에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LG그룹 오너 일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현장경험을 쌓아온 만큼 당분간 경영일선에서 구광모 경영체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 때문이다. 
 
경영실적의 경우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가장 부진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6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 등 환경 변수가 경영 악화를 당장 개선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LG디스플레이가 그간 지연됐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건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있다. 다른 부회장들의 경우 현재로는 경영실적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한편, 6인방의 운명이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회자된다. 구본준 부회장과 기존 관계가 두터운 인물의 경우 구광모 체제에서 자연스럽게 인적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95년 2월, 구본무 회장은 취임사에서 "저는 LG를 반드시 ‘초우량 LG’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고 저력입니다"라고 말했다. 취임사는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예측이 가능하다. 구광모 회장이 현재 대외적 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향후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부회장단 6인방의 운명은 LG그룹의 방향이나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구광모 경영체제가 첫번째 선보인 것은 공격적 인사 단행이었다. 구본무 회장 체제 당시 젊은 피, 글로벌 감각 갖춘 파격 인사의 대표적 인사인 권영수 LG 부회장이 2인자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다른 부회장단의 인적 쇄신과 맞물린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구광모 회장은 예상 보다 변화의 속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LG그룹이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로봇이나 AI(인공지능), 전장부품 등의 미래 핵심사업의 성공 등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회장과 함께 시너지팀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권순황 LG전자 B2B사업본부장(사장)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 정철동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 백상엽 LG CNS 미래전략사업부장(사장) 등이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경영진이다. 

재계 관계자는 "40대 구 회장과 젊은 부회장인 권 부회장이 새로운 LG를 구상해갈 것"으로 전망하고 "예상 밖에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 측은 “구 회장은 미래 준비와 인재 투자, 정도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LG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경영체제를 맞아 오는 11월 말과 12월 초 사이에 이뤄질 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벌써부터 주목받는 것은 부회장 6인방의 운명이 LG그룹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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