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순위 7위의 한화그룹 총수일가의 이사회 이사등재율이 1.3%로 국내 20대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이하 대신연구소)가 지난 5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화그룹 총수일가의 이사회 이사 등재율은 1.3%에 불과해 26대 그룹의 평균치인 17.1%나 10대 그룹의 평균치인 12.3%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연구소는 "기업의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총수일가의 이사등재는 과다한 겸직을 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적극적인 이사등재를 추천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한화그룹의 총수일가 이사등재율이 1.3%로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기업지배구조 및 주주권익 개선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룹 소속 계열사 경력의 임원을 사외이사 등(감사위원)에 선임하는 것은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 필요하다고도 연구소측은 지적했다.
한화그룹 소속 상장 계열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56.0%이며, 이는 국내 10대그룹 평균 53.9%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총 87회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19명)의 반대의견이 한 건도 없었던 점은 사외이사의 본연의 임무를 고려한다면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룹 소속 상장기업 중 내부거래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한화케미칼의 이사회의장이 내부거래위원회위원으로 소속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신연구소는 이처럼 계열사간의 부당한 내부거래를 심의해야 하는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으로 해당기업의 이사회의장이 선임되는 것은 해당 전문위원회가 독립적인 입장에서 계열사간의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신연구소는 한화그룹의 7개 상장사가 대기업집단 중 유일하게 모두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대신연구소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지배구조 변화가 그룹 지배구조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한화그룹의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지배구조 관련 이벤트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것보다는 일감몰아주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지배주주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을 통해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격인 한화에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이면서 동시에 경영권 승계를 원할히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순수지주회사 성격을 가진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를 확대시킨 후, 한화와 합병하는 것을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으로 예측했다.
양현석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