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적 전망...은행·증권 '흐림', 보험 '대체로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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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실적 전망...은행·증권 '흐림', 보험 '대체로 맑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1.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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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은행들은 가계,기업대출 부진과 대손 비용 증가로 실적이 부진하고, 증권사도 성장률 하락, 기업성과 정체, 금융불안에 따른 거래부진, 수수료  감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보험사는 올해보단 나은 실적이 전망됐다.

지난 2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19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국내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율이 올해 전망치 4.39%, 4.81%보다 낮은 2.7%, 4.74%로 내다봤다. 당기순이익이 올해 전망치보다 2조원 감소한 9조8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대기 은행·보험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 하락,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와 리스크 증대 가능성 등 영향으로 대출자산 성장률이 명목 경제성장률 내외로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을 비롯한 경제연구소는 내년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6%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전체 이익의 절반이상을 자회사인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강한 대출규제로 자산 성장에 제동이 걸려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비이자 수익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자회사인 신한카드의 실적이 부진한 신한금융은 지난 9월 초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에 이어 지난달 말 아시아신탁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경쟁사인 KB금융과의 선두 싸움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KB금융의 경우 내년에 생명보험사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올해 여러 차례 생보사 인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시장 안팎에서는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등 중국 안방보험 계열 회사들이 유력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금융지주회사 재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증권사·보험사·카드사 인수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비중 확대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고 있진 않지만 언제라도 계열사 비중확대에 뛰어들 태세다. 올상반기 기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8.5% 수준에 불과하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은행… 대출성장 부진 ‘흐림’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국내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1.69% 수준을 기록해 이자이익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손비용도 경제성장률 하락, 금리 상승 등 요인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의 추가 둔화, 지역별 부동산가격 조정, 기업부실 가능성 등 증가요인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은행의 최소 기본수익률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는 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국내 은행의 ROE는 올해 상반기 기준 8.91%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해외 주요 은행 평균 9.86%과 비교해 여전히 낮다고도 지적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5~6년간 늘어난 자산이 심할 정도로 담보 및 보증 위주의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은행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사실만은 확언할 수 있다"며 "가계대출 건전성에 대한 감독당국의 사전적 대응도 계속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많았던 대손비용 환입이 줄어들어서 표면상의 대손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중은행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제성장둔화, 가계부채관리대책 시행, 미중 무역분쟁, 급격한 글로벌 금리상승 등의 불확실 요인들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규제환경 달라지나 ‘은행보다 좋음’

보험업은 수요 둔화, 자산수익률 정체, 보장수요 확충 등 시장여건이 변화하고 신지급여력기준(K-ICS) 도입에 따른 자본비용 증가, 소비자보호 강화, 영업관행 개선 등 규제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내년에는 은행업종 보다는 보험업종 투자 전망이 밝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일 "내년 은행들의 경우 밸류에이션은 싸지만 높은 기저효과에다 규제로 인한 성장전망 둔화가 부담스러운 반면 보험의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높지만 점차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있다"며 "은행보다는 보험의 투자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또, "자보손해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장기위험손해율도 기대만큼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자보손해율은 언젠가는 개선되기 마련이고 그 시점에 이익은 레벨업될 것이고 2위권 손보 3사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와 높은 자본적정성과 시장지배력의 삼성생명 등에 대한 관심이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금융시장 불안 거래위축 ‘흐림’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증시는 한때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코스피는 22개월만에, 코스닥은 12개월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공포감이 확산되자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금융시장 불안으로 올해보다 수탁수수료나 자기매매 이익이 감소해 전반적인 수익성은 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주식시장의 전망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달려있다”면서 “내년도 기업 성과에 대한 불안으로 올해 하반기 주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신흥국의 위험 전이 가능성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도 실장은 ▲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미중 무역전쟁 ▲국내 경기 둔화 및 업종별 차별화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패턴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올해 국내기업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면서도 “반도체 등 수익성을 낸 특정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성장과 수익성이 정체됐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은 증권사 수익성 제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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