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서비스센터 주변도로는 '불법주차 무법지대'...법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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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서비스센터 주변도로는 '불법주차 무법지대'...법제도 개선 시급
  • 정동진 기자
  • 승인 2018.12.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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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술한 도로교통법에 정부는 서로 책임 공방

# 점검할 게 있어 차량을 맡겼는데 그 시간에 서비스센터 근처 위치에서 주정차 위반했다고 딱지 받았어요. - B수입차 차주 김씨

# 대치동 영동대로 서비스센터에 맡겼는데 주차 딱지 왔네요. 내일 센터에 전화해서 항의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 C수입차 차주 이씨

# 염창 서비스센터에 사고차량 맡겼는데 센터 앞에 차를 방치해두더니 결국 주정차위반 단속카메라에 잡혔네요. 혹시 염창 서비스센터 입고 예정이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 D수입차 차주 박씨

# 성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고 출고했는데요.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주정차위반 과태료가 날라왔네요. 시운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성산동에서 시동이 꺼져 진단기 물려보고 40분 정도 후에 견인시켜 이동했다고 설명하는데... - E수입차 차주 강씨

지난 8월 성산대교 부근에서 주행 중 멈춰버린 E수입차 차주 강씨가 카페에 올린 사진

21일 BMW, 티구안, 벤츠 등 동호회 카페 등에 따르면 공식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다가 과태료 딱지가 날아왔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경험담을 공유하며, 카페 내에서 서비스센터의 처리 방식을 두고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차량을 맡겼더니 불법주차 상품권(?) 발송...서비스센터 적반하장 "과태료 내드릴게요"

한국소비자원 1372 소비자 상담센터 '정비소 차량 보관실수로 인해 청구된 불법 주차요금' 상담 사례에 따르면 수리를 맡긴 기간에 불법 주차요금 청구는 정비소 측에 해당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일부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이러한 사례를 악용해 '과태료만 내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불법주차를 자연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비스센터 어드바이저는 "불법 주차 딱지는 서비스센터에서 부담하는 거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른 지점은 고객 차량으로 출퇴근하거나 렌터카처럼 사용하는 등 그런 것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드바이저는 "삼성역 수입차 거리는 전시장 주변이 주차장이다. 서비스센터보다 심한 곳이 그 동네다"라며 "적어도 우리는 서비스센터 주변 도로만 사용할 뿐 인도까지 점령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정차위반 과태료부과 사전통지서를 받은 차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센터의 과실로 과태료를 처리해주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도 별일 아닌 것처럼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1372 소비자 상담센터의 상담 사례

구청 등 관할 기관은 단속과 계도, 주의와 지도 외에 대책 없어...법 사각지대 발생

최근 녹색경제신문이 서울시 M구청 교통지도과에 확인한 결과 이동형 CCTV로 수시로 단속하고, 고정형 CCTV를 설치하면 불법 주차는 해소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구청 관계자는 "차량은 개인 재산이라 직접 관여할 수 없다. 서비스센터 인근 도로에서 발생하는 사안이고, 단지 그 도로가 불법정차 금지 구역이라 단속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서비스센터를 제재할 수 있는 관련 조례는 없다. 민원이 발생하면 주의와 계도만 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대책이나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서비스센터 인근 주민과 상가 상인들이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 외에 대안이 없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또 수입차 업계의 유통구조가 서비스센터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유통은 오피셜 임포터(Official Importer)라 불리는 공식 수입업체, 이들이 관리하는 일부 직영점에서 차량을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딜러는 지방 대리점(Local Dealer) 역할로 차량 판매와 서비스까지 담당한다.

수입차 유통경로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그래서 불법주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식 수입업체-딜러사-서비스센터는 떠넘기기 바쁘다. 최근 녹색경제신문의 보도와 관련해 서비스센터는 딜러사, 딜러사는 서비스센터에 책임을 돌렸다. 여기에 공식 수입업체는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겸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차를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순간부터 관리 권한은 차주가 아니라 서비스센터다. 이는 벌금을 유발시키는 주체의 범위를 '등'이라는 한 글자만 들어가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서비스센터는 불법 주차 과태료만 내고, 견인 기사는 손도 대지 않고, 구청은 단속만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단속은 최후의 방법이다. 예방이 중요한 것이지 딱지를 끊어서 세수 확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재 도로교통법이나 자동차 관리법 등이 정책 연구를 통해 개선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추가만 해서 누더기법이 됐다"며 "중앙정부가 규제 일변도 정책만을 고수해서 생겼으니 책임 있는 자세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강조했다. 

정동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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