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 패션 시장, ‘평창 롱패딩’ 히트부터 이서현 사장 퇴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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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결산] 패션 시장, ‘평창 롱패딩’ 히트부터 이서현 사장 퇴진까지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8.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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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나만의 ‘뉴트로’ 온라인서 찾아... 내년은 수익 다각화 및 M&A 예상
아이돌과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올해도 흥행 보증수표 자리를 이어갔다. 사진은 ‘워너원’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의 협업 포스터.

높은 ‘가성비’로 ‘혜자 패딩’으로 불리며 품귀현상을 일으킨 ‘평창 롱패딩’으로 시작된 패션 시장의 2018년은 최근 두드러진 뉴트로 현상과 온라인 몰의 선전 속에 소비자들이 나만의 감성을 찾는 모습을 보이며 저물어간다. 또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퇴진이라는 충격적 뉴스도 연말 전해졌다. 패션업계의 2018년을 이슈별로 되돌아봤다.

■ 평창 동계올림픽 통해 정점 찍은 ‘롱패딩’ 열풍

지난 겨울 열풍을 이끌었던 ‘평창롱패딩’

지난 1월 동계올림픽 이슈와 혹한으로 롱패딩 열풍이 불었다. 동계 교복, 김밥 등으로 불리면서 10~20대 사이 필수품이 된 롱패딩 중 평창 동계올림픽 굿즈인 ‘평창 롱패딩’이 착한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 평창 롱패딩의 제작사가 신성통상인 것이 알려지면서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인 ‘탑텐’도 주목을 받으면서 롱패딩 열풍의 주역이 됐다. 탑텐은 이 롱패딩 열풍을 올 여름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이어갔다.

■ 뉴트로로 진화한 복고 트랜드

최근 몇 년간 이어온 복고 트렌드는 ‘뉴트로(new-tro)’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현재의 트렌드와 어우러지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유틸리티 무드의 아노락, 로고 플레이 티셔츠, 클래식한 테디베어 코트 등 90년대 패션에서 출발한 다채로운 아이템이 주목 받았다.

일례로 ‘아더에러’와 ‘푸마’는 32년 전 출시한 푸마의 시그니처 스니커즈 RS시리즈를 ‘아더에러’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출시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이는 저마다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다시금 돌아보고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한국의 아마존은 누가? 온라인 헤게모니 쟁탈전

온라인몰의 성장과 그 반대급부로 찾아온 오프라인의 부진은 패션업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헤게모니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쿠팡의 로켓와우, 티몬의 슈퍼세이브 등 이커머스 업체별로 본격적으로 유료 회원제를 도입하면서 서비스 개선과 플랫폼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했다.

또 오프라인 기반의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각각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쏟아 부으며 통합 온라인몰 구축, 이커머스 전담 법인 신설 및 물류 경쟁력 확보를 꾀하며 이커머스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메인 유통업체가 갖는 높은 매입 경쟁력과 오프라인에 기반한 다양한 컨텐츠는 이커머스 업체들에게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12월 ‘카카오톡’을 활용한 선물가게, 카카오톡 스토어 등 온라인 쇼핑 전반을 관할하는 ‘카카오커머스’ 법인을 설립했다. ‘NHN’ 역시 네이버 앱 개편과 함께 쇼핑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스마트스토어 입점 브랜드 및 점주에게 브랜딩과 마케팅 툴까지 지원하는 서비스 개편을 단행하면서 이커머스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뭉쳐야 산다... 콜라보레이션 확산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인지도가 높은 스트리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나이키’와 ‘오프화이트’가 협업해 선보인 슈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높은 리세일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또 아이돌을 활용한 전통적인 협업도 흥행 보증 수표 자리를 이어갔다. 사상 최초로 팝 음악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BTS는 메인 모델로 활동한 ‘푸마’를 비롯 ‘컨버스’, ‘안티 소셜 소셜 클럽(Anti Social Social Club)’ 등의 패션 브랜드, ‘라인프렌즈’와 함께 만든 캐릭터 BT21, 뷰티 브랜드 ‘VT’와도 협업을 진행하며 완판을 이끌었다.

‘워너원’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가 협업, 진행한 팝업스토어가 성황리에 운영된 것을 비롯해, CJ ENM 오쇼핑의’의 패션 브랜드 ‘Ce&’과의 협업 상품을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등 브랜드와 유통사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SPA브랜드에서 유니클로의 독주는 올해도 이어졌다. 사진은 유니클로 전주 효자점 모습.

■ SPA 절대 강자 유니클로, 대항마는 없나?

패션브랜드들의 꿈의 매출인 1조원을 가볍게 돌파한 유니클로의 독주 체제는 올해도 계속됐다.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 다른 SPA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성 의류와 롯데그룹이라는 유통 대기업의 지원 아래 국내 시장에 안착해 경쟁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랜드그룹의 'SPAO'가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전하고, 신성통상의 ‘탑텐’이 롱패딩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국내 패션업계의 거목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야심작 ‘에잇세컨즈’는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면서 이서현 사장이 물러나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다가오는 2019년 패션 시장에는 어떤 트렌드와 이슈가 한 해를 이끌어갈까? 최근 삼성패션연구소는 이 질문에 대한 의미있는 답을 내놓았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019년 패션 시장 키워드가 다채로운 감성과 니즈에 대응한 맞춤형 가치를 제안하는 ‘Act For Better Life’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은 수없이 세분화되는 취향 속에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찾는 한 해가 될 것이며,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패션 업체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심화될 것으로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패션 관련 컨텐츠는 물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하거나 인수합병 등 저조한 업황 타개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전망이며, 이미 성장세인 라이프스타일 시장도 폭넓은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킬 다양한 시장으로 세분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마켓 관점에서는 지속가능 패션이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구조 혁신에 단초로까지 확대돼 소비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지속 가능한 패션 수준을 달성치 못한 브랜드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앞서 언급한 키워드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정보체계, 실시간 고객 니즈 대응을 위한 물류 인프라 등 시스템 측면 뿐 아니라 운영하는 사람들의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이어 “스스로의 삶과 일상을 더 유연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에 기반한 ‘Relaxed Daily Life’가 주목된다”고 밝히고, “편안하고 실용적인 데일리 스타일링이 부각되고, 각자의 근무 스타일과 개성에 맞게 자유로워진 새로운 개념의 워크웨어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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