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늘(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간담회가 끝난 뒤 "민감한 이슈를 포함해 기업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128명의 기업인이 한꺼번에 초청돼 말할 기회조차 없이 병풍 역할에 그쳐 아쉬움을 토로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대부분 기업인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은 행사가 끝나고 난 후 소감에서 "즉답을 할 수 없는 간단치 않은 이슈가 많았는데,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됐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첫 만남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경제계를 대표해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기업을 추천하는 등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이날 박 회장은 이번 간담회의 사회자 역할도 맡았다. 박 회장은 '상의 탈의'를 제안해 긴장된 분위기를 푸는 등 재계의 맏형 노릇을 했다.
박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업인들의 삶과 마음을 헤아려달라"며 "외형은 커졌지만 저희 기업들은 아직 청소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왕성한 청년기에 실수를 해 국민들의 마음 불편하게 해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앞날을 향해서 뛰어가는 기업들을 봐주시길 부탁을 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행사 후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 기업에서 걱정하고 있다고 대통령에 전달했다"면서 "공정거래법 개정 문제도 부담을 가지고 있으니 심사숙고해 주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계출 함안상공회의소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에 강조를 뒀다"며 "규제 관련,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어떤 부분만 허가하는 포지티브 규제보다는 네거티브 규제 필요성을 많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행사 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저에게는 기회가 안왔어요”라고 아쉬워 했다.
당초 행사가 ‘타운홀미팅’이란 이름에 걸맞게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는 취지였음에도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권 부회장은 “(얘기를 많이) 하려고 갔더니 기회를 안 줬다”며 “5대 그룹은 다 말했다”고 했다.
이는 이번 행사가 제한된 시간 동안 무려 128명이나 되는 기업인이 한꺼번에 초청돼 말한 기회도 얻지 못한 기업인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행사 기획 자체가 무리하게 짜여져 보여주기식 사진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다수 기업인들은 청와대 행사에 병풍 역할에 그쳤다.
이날 간담회에 이어 문 대통령과 청와대 산책까지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청와대에서 경복궁 주차장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해산했다.
4대 그룹 총수는 특히 배려를 많이 받은 셈이다. 반면 중견기업인 등은 이날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었다.
또 이들 기업인들은 간담회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소감은 어떤지 등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행사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재계 25위권 기업 대표들과 39명의 중견기업 대표,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단 등 128명이 참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