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청와대 국빈오찬 초청한 모디 총리...삼성전자·현대차, 인도시장 위상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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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청와대 국빈오찬 초청한 모디 총리...삼성전자·현대차, 인도시장 위상 재조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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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차, 1990년대 법인 설립 등 지속 협력...총수의 글로벌 네트워크 중요성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한 오찬을 주재했다. 

이날 오찬 참석자 중에서 재계 총수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단 2명 뿐이어서 그 이유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작년 7월 인도 국빈 방문시 모디 총리님의 깜짝 제안으로 함께 지하철을 타고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7월 국빈방문과 11월 아내의 인도 방문을 모디 총리가 따뜻하게 환대해 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양 정상 간의 우의만큼이나 양국 관계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작년 7월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에서의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해 안내한 바 있는 인연이 있다. 

인도 모디 총리가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초청한 이유는

인도 모디 총리가 국빈 방문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양국간 협력 서명식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서로 맞닿아 있는 가운데, 작년 양국 교역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그 어느 때보다 양국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양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오찬에는 인도측 공식수행원을 포함하여 양국의 정·재계, 학계·문화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오찬 음식으로는, 강된장과 초당두부, 골동반 등 우리 전통음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인도식 통밀빵, 렌틸콩과 칙피스콩 수프, 요거트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등을 제공하여 양국 요리문화를 조화롭게 담아냈다.

양 정상을 비롯한 오찬 참석자들은 한국과 인도 전통악기의 앙상블 연주와, 허왕후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 전통무용, 그리고 양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인도문화원 어린이합창단의 노래를 감상하며 양국 간 우호를 돈독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권평오 코트라 사장,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정일영 인천국제공항 사장, 한종주 기가테라 대표, 김승우 뉴로스 대표,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공기업 대표들이 함께 했다.

당초 총수급 참석 범위가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재용·정의선 두 사람만 초청된 것은 재계 순위와 함께 인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한 것으로, 인도측 요청을 청와대가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재계 인사는 모두 한·인도 경제협력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현지 사업 관련성을 참석자 선정의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인도 현지 산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모디 총리 측 요청에 따라 특별히 총수급이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1995년 인도 진출해 노이다·첸나이 생산공장...가전제품·스마트폰 1~2위

지난해 7월 인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재 노이다, 첸나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또 벵갈루루에는 모바일 기술 등을 연구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노이다에는 디자인센터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노이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고, 첸나이 공장에서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노이다 신공장을 지난해 7월 준공하고 수출용 스마트폰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어 인도 정부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지난해 기준 TV 약 30%, 전자레인지 약 35%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는 등 주요 가전 품목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 기념작 갤럭시S10과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 인도에서 로컬행사를 열 계획이다. 삼성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1996년 인도법인 설립 후 자동차 시장 2위...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모디 인연

지난해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국-인도 비즈니스서밋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모디 인도총리에게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오래 전부터 인도 시장에 진출해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시장점유율 16%(2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4~5년 이내로 20여개의 차종을 인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10억달러 투자도 확정지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6년 인도법인(HMI)을 설립하고 같은 해 첸나이 공장을 착공했으며, 1998년 '상트로' 브랜드를 시작으로 2016년 기준 누적 700만대를 생산·판매했다.

기아차는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첸나이 공장 확장을 추진 중이다. 기아차는 2017년 10월 착공한 30만대 규모의 아난타푸르 공장을 올 하반기 본격 가동하면서 현지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초청된 것은 모디 총리와의 각별한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난 2016년 인도를 방문해 총리실에서 모디 총리와 면담한 뒤 삼성전자에서 대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의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 때도 모디 총리와 만났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5년 모디 총리가 방한했을 때 정몽구 회장과 함께 면담 기회를 가졌다. 이어 2016년에는 정·재계 인사들과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난 바 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2월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서밋 당시 모디 총리와 함께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승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 9월에도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별도로 만났다.

기업 총수의 글로벌 네트워크 중요성, 인도 총리의 애정 확인...향후 시장 확대 기대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인도 총리의 방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위상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 확대한 것이 이번 인도 총리 방한에서 신뢰 결과로 이어진 사례"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민간기업에서의 역할이 국가간 경제 협력 확대에서 더 중요해진 시대가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이번에 인도 총리의 각별한 애정을 확인한 만큼 향후 인도 시장에서 비즈니스 및 투자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도는 13억명 규모의 세계 2위 인구를 보유한데다 매년 평균 약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 시장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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