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대비 대폭 하락한 2.4%로 전망했다.
경제성장을 견인해 오던 수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투자(건설+설비)부진의 지속이 경제성장 흐름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23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19년 1/4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2.4%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7년만에 최저 수준 성장률이다.
지난해 2018년 경제성장률은 2.7% 기록했다.
주요 경제연구소 및 기관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2.7%에서 2.6%로 하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에서 2.6%로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해 가장 낮게 봤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 2.5%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Keri), LG경제연구원도 2.5%대 성장을 예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증가세 약화와 투자 감소세 두드러져
한경연은 지난해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던 수출부문 증가세 둔화가 성장률 저하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하락에 따른 주요 수출 상대국들의 성장률 감소,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반도체 단가의 급격한 하락 등 전반적인 교역조건이 악화 되면서 전년도 3.9%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이 2.9%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위축도 성장률 하락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됐다.
설비투자는 기존 증설설비에 대한 조정, 성장둔화에 따른 증설유인 부족, 그리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상승 등으로 금년에도 마이너스(-)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과 SOC예산 감축에 기인하여 감소폭이 -5.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소비도 회복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지속적인 소득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2%p 감소한 2.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또한 대내적으로는 자산가격 급락, 고용시장 악화 및 명목임금상승률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노동시장 유연성 약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대외적으로는 주요국들의 성장률 하락, 반도체단가 급락, 국제자본시장 불확실성 증대, 무역마찰 장기화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가능성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5%, 경상수지 흑자 630억 달러로 감소...원⋅달러 환율 1,145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건비의 큰 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둔화로 인한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부진, 가계부채·고령화 등의 구조적 원인이 물가상승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주요수출국 경기둔화와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으로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134억 달러 감소한 63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원⋅달러환율의 경우 1,145원으로 올해 평균환율(1,089원)에 비해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증감 지난해 수준에 그치며 고용시장 회복 어려워
고용여건은 정부의 대대적인 일자리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하락으로 인한 업황부진과 인구구조적 변화에 기인하여 회복이 난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특히,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건설업의 투자 급감으로 건설업 고용에서만 취업자가 16만7000명 이상 감소하면서 제조업취업자 감소와 함께 고용시장 회복의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