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을 치다가 심정지 상태에 빠져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 50대 남성이 주변 사람들의 재빠른 응급처치 덕분에 살아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 4월5일 오전, A씨(53)는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배드민턴 레슨을 받고 있었다. 코치는 그날따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A씨에게 힘들어 보이니 앉아서 좀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일어나 다시 레슨을 시작한 A씨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를 보고 놀란 주변 사람들이 황급히 모여들었다. 이 때 두 남성이 무릎을 꿇고 A씨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쓰러진 환자의 호흡이 없음을 확인 한 이들은 재빨리 심폐소생술과 심장충격기를 활용한 응급처치에 돌입했다. 두 사람이 번갈아 2~3회의 심장마사지와 심장충격기에 의한 응급처치를 병행했다.
그렇게 119 구급대를 기다리며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상황을 주시하던 그 때, A씨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서서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식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
잠시 후 도착한 119 구급대는 의식이 없는 A씨를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했다.
약 이틀 반이 지난 7일 저녁, A씨는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사고 당시 쓰러지기 직전까지만 기억이 난다는 A씨는 이틀이 지나서야 의식이 돌아온 자신의 상황을 쉽게 믿지 못했다.
당시 A씨에게 응급처치를 실시했던 두 사람은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건강운동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김상순 팀장과 배드민턴 요넥스팀의 심명규 의무트레이너였다.
이들은 매년 대한적십자사에서 실시하는 응급처치교육의 전문 과정을 이수할 만큼 이 분야의 베테랑들이었다.
A씨는 남은 치료를 받은 후 지난 12일 퇴원했다.
A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소중한 도움을 주신 분들께 정말로 감사하다”며 “심혈관 치료가 끝나면 앞으로 응급 심폐소생술 교육에 저도 참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철 마포구보건소장은 “이런 경우 골든타임은 4분"이라며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응급처치를 했던 점이 한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마포구는 지난 2월부터 마포구청 1층에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심정지 환자의 60% 이상이 가정과 같은 비공공장소에서 발생되는 점에 착안해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지금까지 약 1500명의 교육수료자를 배출하고 구청에 있는 교육장은 물론 각급 학교로도 직접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누구나 쉽게 참여해 소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